‘인도 협력선교’ 위해 교단 초월한 춘천지역 목회자 모임… 복음의 싹, 나무로 키웠다

입력 2010-08-11 20:56


강원도 춘천시 교회들이 10년 넘게 인도 선교를 지원, 협력선교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인도에서 활동 중인 이영길(48·개척선교회 소속) 선교사는 “춘천시 교회들이 북인도 비하르에 단기선교팀을 파송하는 등 교단을 넘은 선교에 연합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효자감리교회 김종호(55) 목사를 비롯한 춘천 지역 교회 목회자들은 현지 신학교 강의를 위해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또 2008년 초·중·고교생을 위한 기독교학교인 ‘광염학교’도 건립했다. 현지인을 대상으로 가나안농군학교 지도자 훈련도 실시했고 선교사들이 하던 문맹퇴치학교를 교회와 연결시키기도 했다. 현재 춘천의 20개 교회가 참여하고 있는 ‘비하르선교협의회’ 이야기다.

비하르선교협의회는 춘천교회모임(CCF·회장 김종호 목사) 소속 교회들의 선교 협력체다. CCF는 1997년부터 춘천 지역 중소형교회 목회자들이 기도하고 책 읽는 모임으로 시작됐다. 교단을 초월해 목회자들의 쉼과 영적 교제를 위한 순수 회합이었다.

그러던 CCF가 인도 선교에 팔을 걷은 것은 춘천 출신 이 선교사가 활동하는 인도 비하르를 방문하면서부터. 현지를 돌아본 목회자들은 선교적 필요성을 절감하고 함께 해야겠다고 인식했다. 이후 비하르선교협의회를 결성하고 선교를 위해 뭉쳤다.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그리스도의교회 순복음 등 교단을 넘어 손을 잡은 것이다.

지난 8일 김 목사와 이 선교사는 오랜만에 만났다. 선교한국대회 현장에서였다. 이들은 10여년의 협력 속에서 잊지 못할 일화를 소개했다.

2000년 선교협의회 목회자들이 인도 10개 도시 순회 기도 여행을 갔다. 마침 델리에 도착하고 보니 수만명 군중이 운집해 있었다. 힌두교 안에는 희망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종교를 바꿔야 한다는 탈힌두 집회였다. 인도 정부의 반대에도 엄청난 인파가 모여들었다. 목회자들은 순간 군중 속에서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했다.

이 선교사는 “목회자들은 현지인들이 진정한 복음을 만나도록, 또 인도가 새롭게 변하도록 기도했다”며 “몇 년 전엔 이 운동을 주도했던 유디트 라지(Udit Raj) 대표가 한국 가나안농군학교를 방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라지 대표는 운동 과정에서 이 선교사를 만나게 됐고 가나안농군학교를 방문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기독교에 궁극적 희망이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이 선교사는 “목회자들의 눈물의 기도가 열매를 맺은 것”이라며 “교회의 사심 없는 협력과 기도가 인도 역사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춘천 교회의 선교는 교파주의 선교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전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개교회를 넘어 협력할 때 추진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