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은 무엇인가
입력 2010-08-11 17:46
(6) 성경은 학문적으로 믿을 만한가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인가, 사람의 글인가?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 보수주의에서는 하나님의 영감성을 그 증거로 제시하지만, 성경은 사람의 글이라고 주장하는 자유주의에서는 과학적 합리성을 그 근거로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도 성경의 영감성과 권위를 입증하려면 성경에 기록된 역사적 사실들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수많은 학적 단서들이 제공되어야만 한다. 이 학문적 과제를 객관적이면서 과학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분야가 곧 성경 고고학이다.
그동안 역사의 어둠 속에 깊이 파묻혀 있었던 고대 유물들을 발굴하여 근대 고고학의 새로운 장을 활짝 열었던 인물은 아이로니컬하게도 프랑스 정복자 나폴레옹이었다. 1798년 그는 막강한 함대와 병력을 동원하여 대대적으로 이집트를 침공했는데, 그때 함께 데리고 간 175명의 학자들로 하여금 이집트를 답사하고 유물들을 수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리하여 로제타 비석을 비롯해 수많은 고대 유물이 현대문명의 빛을 보게 되었으며 특히 동행했던 프랑수아 샹폴리옹(F Champollion)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져 왔던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를 해독하는 데 성공하였다.
나폴레옹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이집트 문화탐사는 그의 함대가 영국 넬슨 제독에 의해 섬멸되어 철수함으로써 1년 만에 끝났지만 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고대 중동국가에 집중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어 영국과 독일, 미국 등의 고고학자들이 이스라엘을 비롯해 터키, 시리아, 이라크, 이란 등에 한꺼번에 몰려들어 본격적인 발굴 작업을 벌였고 그로 말미암아 엄청난 분량의 고대 유물들이 박물관에 차곡차곡 쌓이게 되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중동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거의 모두가 어떤 형태로든지 성경의 내용들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이집트의 로제타 비석은 상형문자와 헬라어로 새겨져 있었는데, 그 내용은 이스라엘 역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 주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찾아낸 ‘길가메쉬 서사시’와 ‘에누마 엘리쉬’는 창세기 1∼11장, 특히 대홍수 부분을, 그리고 함무라비 법전은 모세오경에 나오는 율법을 해석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또 유프라테스강 중류에 있는 마리 지역에서 파낸 왕실 문고에는 주전 3000년대 근동 지방에 관한 귀중한 자료들이 많이 들어 있었다.
한편 북부 시리아의 라스 삼라에서 발견된 우가리트의 신전 서고에는 창세기 12∼15장에 등장하는 족장들의 행적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많은 유물과 문헌들이 무더기로 보관돼 있었다.
그밖에 앙카라 동부에 있는 보가즈쾨이에서 발굴된 앗가드와 히타이트어로 된 1만개 이상의 점토판, 시리아 알레포의 에블라에서 찾은 왕실 문고(주전 2400∼2500년대)의 1만5000여개 점토판, 이란의 베히스톤 바위조각, 갈대아 우르의 왕궁 유적들, 엘 아마르나의 토판들은 성경 연구자들이 그토록 찾아 헤매었던 값진 근거 자료와 지식들을 한꺼번에 다 공급해 주었다.
성경 고고학은 현대 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그 발굴 범위와 연구 내용이 급속도로 확장되고 넓어지고 있다. 그와 동시에 성경은 ‘사람의 글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도 학문적으로 더욱 분명히 밝혀지고 있다. 고고학자들이 고대 유물을 찾아내듯 우리 모두 성경의 광산에서 정금보다 더 귀한 말씀의 보화를 캐어내도록 하자!
고영민 총장 <백석문화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