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주, 우주항공주, 8·8개각주… 증시 ‘이색 테마주’ 난립

입력 2010-08-10 21:38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뚫지 못하고 지지부진하면서 주식시장이 개별 이슈에 출렁이고 있다. 주가지수 상승을 이끄는 대형주가 없다 보니 각양각색의 테마주가 떴다 사라지는 형국이다.

증권사들은 10일 8·8 개각과 관련해 이틀째 정책적 수혜가 예상되는 4대강주와 의약·바이오주, 건설주 등을 투자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4대강 및 건설주는 국토해양부, 환경부 장관이 유임돼 기존 정책을 밀고 나갈 것이라는 이유로, 의약·바이오주는 보건복지부 신임 장관이 의료서비스 산업화와 관련된 정책을 강화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날 이들 주가는 전일 대비 최대 15% 가까이 올랐다.

8·8 개각주가 나오기 전에는 애그플레이션주가 증시 중심에 섰다. 전 세계적인 폭염, 가뭄으로 인한 밀 생산 감소 전망과 러시아의 밀 수출 중단 소식에 농산물발 인플레이션(애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농업주 주가가 하루 사이 14% 이상 수직 상승했다.

테마주는 국내외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봇물처럼 쏟아진다. 지난달 12일 정부가 2차전지 관련 산업에 수십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을 때는 2차전지주가 급부상했고, 올해 초 나로호 발사 기대감이 커졌을 때는 우주항공주가 증시의 핵으로 떠올랐다.

증권사마다 테마주 찾기에 혈안이 되다 보니 황당한 추천 종목도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애그플레이션 수혜주로 언뜻 연관성이 없는 국내 해운주를 꼽았다. 이유인즉 러시아의 밀 수출 금지로, 최대 밀 수입국인 북아프리카와 중동이 미국을 거쳐 밀을 수입하게 되고, 이를 실어 나르는 배의 경로가 바뀌면서 국내 해운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나친 테마주 열풍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슈를 호재로 주가가 반짝 오르지만 오름세가 지속되지 않고 떨어질 때는 낙폭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올 들어 등장한 테마주 성적표를 보면 결과가 좋지 않은 종목이 상당수다. 애그플레이션 테마주로 주가가 9일 14.9% 올랐던 경농은 하루 사이 8.7%나 떨어졌다. 2차전지 테마주도 마찬가지. 정부 지원책이 발표된 12일 이후 넥스콘테크놀러지, 파워로직스 등 관련주 주가는 10% 가까이 올랐지만 한달 이후 다시 고꾸라지는 모습이다.

대우증권 유창훈 연구원은 “테마주가 투자자의 기대감 심리에 기대 만들어지다 보니 뉴스에 따라 단기적인 상승 움직임은 있지만 금세 열기가 식는다”며 “투자 종목을 선택할 때 해당 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펀더멘털을 따져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