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이통사 “설비투자 안 할 수도 없고…”
입력 2010-08-10 18:18
“설비투자, 반드시 해야 하는데 많이 하자니 수익구조가 나빠지고….” 4세대(G) 이동통신망 구축에 나선 이동통신사들이 수조원 규모의 투자비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라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하려면 하루빨리 4G를 도입해야 하는데 대규모 투자와 마케팅비 지출은 마진 악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통신업계의 설비투자 경쟁은 고객 입장에선 진전된 서비스를 싼 값에 이용할 수 있게 돼 좋은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서비스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통사들이 가입자 유치 및 유지를 위해 설비투자와 마케팅비 증가의 소용돌이에 빠져 들고 있다”며 “이는 수익성과 잉여현금 흐름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지나친 설비투자 경쟁이 업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지적이다.
SK텔레콤은 4G 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의 2013년 전국 상용화를 목표로 3조원 정도를 투입할 계획이다. KT는 2014년까지 LTE에만 1조6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3G와 와이브로, 와이파이(무선랜) 등까지 합한 유무선 네트워크 투자 총액은 5조1000억원에 달한다. LG유플러스도 내년부터 3년간 LTE 전국망 구축에 1조2000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막대한 설비투자 금액에다 4G 도입에 따른 마케팅 비용까지 더해지면 업체들의 재무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무디스는 “통신업계 경쟁 심화가 고객 입장에선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희소식일 수 있지만, 이미 떨어진 이통사들의 수익성은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