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특검’ 前 서울고검 계장들 잠적

입력 2010-08-10 18:23

스폰서 검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경식 특별검사팀은 핵심 수사 대상자인 전직 서울고검 계장들이 잠적함에 따라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모씨도 서울 이송을 거절하는 등 핵심 관련자의 진술 확보가 어려워 특검 수사가 초반부터 난항을 겪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검팀 관계자는 10일 “해임된 전직 서울고검 계장이 주거지에 없고, 전화도 받지 않아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MBC PD수첩 2탄은 서울고검 전 인사계장 서모씨와 전 감찰계장 강모씨의 비리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 형사사건 피의자로 만난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2007∼2008년 금품과 향응을 받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검찰은 서씨과 강씨를 내사해 향응 수수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직무 관련성이 없어 기소하지 않고 해임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전·현직 검사들을 접대했다고 폭로한 정씨 조사는 2∼3일 후부터 부산고검에서 진행된다. 이준 특검보는 “정씨를 만나러 부산에 내려간 안병희 특검보는 일단 서울로 돌아와 조사팀 구성과 신문 준비를 새로 할 것”이라며 “전·현직 검사와 정씨의 대질 조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또 강릉지청 전 집행계장 김모씨의 향응 수수 의혹을 진정한 사업가 김모씨 등 관련자들을 11일 불러 조사키로 했다. 해당 의혹이 제기된 후 김 계장은 검찰 내사를 받았고 최근 속초지청으로 전보됐다. 특검팀은 김 계장 접대 자리에 강릉지청 검사들도 있었다는 제보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