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년내 장군 50명 줄인다… 게이츠 국방, 대대적 군살빼기 착수
입력 2010-08-10 21:48
미국이 대대적인 국방 개혁을 추진한다.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 과정에서 비대해진 펜타곤과 해외 사령부 등을 축소하는 등 조직의 군살을 빼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국방예산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해에도 미사일방어(MD)계획 예산 14억 달러를 삭감하는 등 재래식 전쟁에 필요한 획득 프로그램을 대부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이번 조직 축소 등은 2차 개혁이라 할 수 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9일(현지시간) 펜타곤에서 발표한 개혁안은 우선 미 본토와 해외의 주요 사령부 몇 곳을 폐쇄하는 것이다. 또 2년 안에 장군을 50명 정도 줄이고, 민간인 고위직도 150명을 없앨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보활동 분야 등의 민간 용역을 10% 감축하고, 국방부나 주요 전투사령부의 고위직을 동결할 방침이다.
CNN은 미군의 10개 사령부 중 유일하게 관할 지역이 없는 통합사령부가 해체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3000여명이 근무하며 연간 2억4000만 달러의 예산을 쓰는 통합사령부는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공동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게이츠 장관은 또 국방부 내 모든 정보 조직의 업무 중복 여부를 검토하고, 획득사업부도 없애기로 했다. 지난해 감축한 3300억 달러의 장기 무기개발 예산에 추가해 향후 5년간 1000억 달러를 더 줄이는 것이 게이츠 장관의 목표다. 그는 국방예산 1% 증액을 계속 유지하고, 이번 조직 축소로 전체 예산의 2∼3%를 절약해 활용한다면, 안보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의회에서는 이 같은 감축이 일자리 창출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통합사령부가 위치한 버지니아 노퍽의 짐 웹 연방 상원의원은 게이츠 장관의 기자회견 직후 이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전비(戰費)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대적인 조직 축소와 예산 삭감은 군내 불만을 분출시킬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