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간쑤성 산사태, 쓰촨 대지진도 주요 원인

입력 2010-08-10 21:47

중국 서북부 간쑤(甘肅)성 간난(甘南) 티베트족 자치주의 저우취(舟曲)현에서 지난 8일 발생한 대형 산사태가 2008년 5월 쓰촨(四川) 대지진과 관련 있다고 중국 당국이 밝혔다.

쉬사오스(徐紹史) 중국 국토자원부장은 9일 이번 산사태 발생과 관련한 5가지 원인을 발표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쉬 부장은 “저우취현은 쓰촨 대지진 당시 재해지역 중 한 곳”이라며 “지진 영향으로 이 지역 산이 흔들리면서 무너지기 쉬운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역 산들이 지진 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려면 최소 3∼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쉬 부장은 또 저우취현이 위치한 협곡의 경우 쉽게 부서지는 암석과 지질층이었으며, 그만큼 지질 재해의 돌발성과 파괴성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순식간에 폭우가 쏟아진 점, 올 초부터 가뭄이 계속돼 산지가 갈라지는 바람에 빗물이 암반 깊은 곳까지 스며든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번 산사태는 중국에서 60년 만에 발생한 최대 규모라고 관영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산사태 발생 사흘째인 10일에도 저우취현을 오가는 도로가 대부분 파손된 상태여서 구호 및 복구 차량을 제외한 일반 차량통행은 사실상 통제되고 있다. 파손된 전기와 통신시설도 일부 복구되고 있으나 완전복구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재민들은 중국 정부와 민간에서 지원한 임시 텐트에서 구호품으로 생활하고 있으나 식수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우취현 홍수구제지휘부는 이번 폭우와 산사태로 4496가구, 2만227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702명까지 확인됐고 실종자는 1042명에 이른다. 구조된 1243명 중에서도 40여명은 중상을 입은 상태다. 인민해방군은 5300명을 긴급 투입했다. 이런 가운데 산사태 발생 36시간 만인 9일 오전 9시50분쯤 무너진 아파트 더미에서 양진펑이라는 71세 할머니가 구조되는 등 극적인 생존자도 나타났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