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결정적 한방’ VS 與 ‘공격형 수비’… 인사청문회 격돌 예고

입력 2010-08-10 17:58

‘8·8 개각’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은 여야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청문회에서 내정자들의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검증은 하되 야당의 무책임한 정치 공세는 적극적으로 막겠다는 입장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청문회가) 정치공세의 장이 되어온 잘못된 풍토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야당의 철저한 인물검증은 얼마든지 환영하지만, 비난을 위한 비판은 자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검증 포인트로 국무위원들의 전문성과 자질, 국정운영 능력, 국민에 대한 봉사 의지, 공인으로서의 공적 사명감 등을 제시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야당의 ‘아니면 말고’식 주장이나 비판은 정상적인 청문회 운영을 위해 막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 측도 방어에 급급한 청문회가 아니라 오히려 청문회를 이용해 김 내정자의 주가를 올리는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기로 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청문회 과정을 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내정자 측은 청문회 준비단을 발족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준비단장은 안상근 전 경상남도 정무부지사가 맡았고, 산하에 정보관리·언론지원·국회연락팀을 두기로 했다.

반면 민주당은 청문회에서 ‘결정적 한방’을 터뜨려 7·28 재·보궐 선거 참패로 여권에 내준 정국 주도권을 되찾겠다고 벼르고 있다. 1차 타깃은 김 내정자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김 내정자에 대해 “대북문제, 노동자 문제에 대해 지극히 ‘꼴통보수’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민주당의 정체성에 맞게 다 들여다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김 내정자의 ‘박연차 게이트’ 및 S조선 관련 의혹 등 도덕성 문제와 함께 대북·노동 분야 등 정책 수행능력을 철저히 검증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총리 인사청문특위에 국회 정무위원장을 지낸 3선의 박병석 의원, 대표 저격수인 박영선 의원, 각종 특위 차출 ‘1순위’인 박선숙 의원, 경제·정책통 이용섭 의원 등 공격수 4명을 배치했다.

민주당은 정권 2인자인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에 대해선 남상태 대우해양조선 사장의 연임 로비 연루 의혹을, 이현동 국세청장 내정자와 관련해선 그림 강매 혐의로 기소된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국장에 대한 사퇴압력 행사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캐기로 했다.

아울러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이번 개각을 “영남 결속용 총리”(강봉균 의원) “실패한 외교·안보 땜질용 ‘방패내각”(추미애 의원) “영남민국속 TK(대구·경북) 왕국”(박영선 의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또 이낙연 의원은 이번 개각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주장하며 “여권 내 정적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니 건전한 판단이 흔들렸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장희 노용택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