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병합 사죄담화] 90년만에 환수될 조선왕실의궤 등 도서 반환 일정·범위 촉각
입력 2010-08-10 22:12
일본 궁내청에 소장된 한반도 유래 도서는 조선왕실의궤 81종 167책을 비롯해 제실도서(帝室圖書) 중 유교 경전과 의학·군사 서적 38종 375책, 역대 국왕이 교양을 쌓기 위해 받던 강의인 경연(經筵)에 사용된 서적 3종 17책 등이 있다.
조선왕실의궤는 왕실의 혼사, 장례, 잔치 등 주요 의식과 행사 준비과정 등을 상세히 적고 그림으로 만든 문서다. 궁내청 소장 의궤는 오대산과 태백산, 정족산 등에 분산 보관해 온 것을 일제강점기 때인 1922년 조선총독부가 기증하는 형식으로 반출한 것이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 때 문화재 반환 협상이 있었으나 당시에는 조선왕실의궤가 궁내청에 보관돼 있는 걸 알지 못해 반환 대상으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조선왕실 소유를 입증하는 제실도서지장(帝室圖書之章)이 찍힌 제실도서에는 ‘주역전의대전(周易傳義大全)’ ‘가례(家禮)’ 등 유교서, ‘당서(唐書)’ 등 역사서, ‘손자대문(孫子大文)’ ‘역대장감박의(歷代將鑑博議)’ 등 군사서, ‘세의득효방(世醫得效方)’ ‘신편의학정전(新編醫學正傳)’ 등 의학서가 망라돼 있다. 11세기 고려 숙종 때 간행된 ‘통전(通典·중국 제도사 백과사전)’은 희귀서적이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조선총독부를 거쳐 한반도에서 유래한 도서에 대해 한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여 가까운 시일에 반환하고자 한다”고 밝힘에 따라 궁내청 소장 한반도 도서들은 90여년 만에 고국으로 되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체적인 반환 일정과 목록 선정이 과제로 남았다. 이경훈 문화재청 국제교류과장은 “일단 반환대상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외교채널과 실무협상을 통해 기초적인 내용을 파악해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에 있는 한국 문화재는 6만여점으로 이에 대한 조사 및 연구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