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교장 공모서 2순위 후보 4명 포함… 교과부 재추천 지시 방침 갈등 확산

입력 2010-08-10 22:19

서울시교육청이 교장공모제 심사에서 교사 평가를 별도로 반영해 기존 심사 점수 2순위자 4명을 최종 임용 후보자에 포함시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사 평가를 반영해 기존 심사 점수를 뒤집을 경우 후보자 재추천 지시를 내리겠다고 밝혀 교장 임용을 둘러싸고 갈등이 예상된다(본보 7월 26일자 1면).

시교육청은 10일 교과부에 교장 후보로 추천할 최종 후보자 75명을 선정했다. 최종 임용 후보자는 남성 62명, 여성 13명으로 교육 경력은 20∼25년 5명, 25∼30년 19명, 30년 이상 51명이다. 시교육청은 “풍부한 경험이 있고 정년까지 4년 이상 임기가 남아 있는 교감을 주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교장공모제를 실시한 75개교 중 4개 학교 교장 후보자는 1, 2차 심사 점수 2순위자를 추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 교장 후보자 4명이 교사 평가에서 훨씬 높은 점수를 얻어 이들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며 “교사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곽노현 교육감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교사 평가 결과 32개교에서 심사 점수 2순위자의 교사 평가 점수가 1순위자보다 높았지만 이 중 점수차가 큰 4개 학교만 2순위자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시·도 교육청은 통상적으로 교장공모제 심사 점수 1순위자를 교과부에 후보자로 추천했다. 그러나 곽 서울시교육감은 임용 예정학교 교사의 의견이 중요하다며 별도로 교사 평가를 실시했다.

교과부가 추천 후보자 명단을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교과부 관계자는 “일단 시교육청으로부터 심사 자료를 받아 순위가 변경된 이유를 살펴볼 것”이라며 “비리나 징계전력 등 다른 이유가 아니라 교사 평가만으로 순위를 뒤집었을 경우 재추천을 지시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지난달 시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이 같은 입장을 통보했다. 시교육청은 임용 후보자를 선정했기 때문에 교과부 조치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교장공모제는 학부모, 지역주민, 외부 전문가 등이 포함된 1차 학교별 교장공모심사위원회와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2차 교육청 교장공모심사위원회를 통해 교장 추천 후보자를 선발한다. 시교육청은 76개 학교를 대상으로 공모제를 시행했으며 392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평균 5.2대 1이었다. 고교 한 곳은 지원자들의 자격이 미달해 공모가 취소됐다. 공모교장 추천자는 이달 중 교과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다음달 1일자로 임명한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