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 청문회땐 말씀 가급적 적게…” 행안부, 8·8 내각 위한 ‘초보용’ 직무가이드 발간
입력 2010-08-10 18:11
“청문회에서는 말을 적게 할수록 좋다. 부처 현안에 대한 질문에는 원론적 입장만 언급하거나 답변을 보류하라.”
행정안전부가 지난 8일 내정된 ‘초보’ 장관들을 위해 10일 새로 발간한 ‘장관 직무 가이드’에 담긴 내용이다.
역대 장관 내정자들이 국회 인사청문회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낙마하거나 청문회 때 국회의원들에게 밉보여 임기 내내 고생했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조언으로 풀이된다. 200여장의 직무 가이드에는 장관 선임 발표 후부터 취임 후 3개월, 6개월, 퇴임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필요한 주의사항이 빼곡히 담겼다.
가이드는 우리나라에서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은 가시밭길이라고 전제한 뒤 장관의 수명이 짧은 요인 중 가장 큰 이유를 도덕성 문제에서 찾았다. 이 때문에 ‘장관 내정자는 공식 임용되기 전에 본인과 가족의 재산 상황을 살펴보고,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도덕성에 문제가 있으면 장관직 제의를 정중히 거절해야 한다’고 가이드는 강조했다.
가이드는 또 장관으로서의 긍정적 이미지 연출을 위해 봉사활동을 적극 추천했다. 바람직한 이미지가 표출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연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위의 상징인 장관에게서 소탈함과 소박함을 느끼게 하면 언론의 관심을 받게 되고 정책 추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가이드는 일부 항목에서는 초등학생 수준에 어울릴 정도로 상황별 대처법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취임사 준비와 관련, ‘취임사 도중에 직원들이 술렁인다거나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다면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 뒤 ‘전 직원과의 대화를 시도해 한번 더 비전을 제시하고 격의 없는 질의응답을 통해 직원들을 설득하라’고 대책을 제시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