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SK ‘노장 30대의 힘’

입력 2010-08-10 21:28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체력이 생명인 선수들에겐 나이는 무서운 적으로 다가온다. 서른을 넘기면서 순발력이 조금씩 떨어지고 여기저기 다친 곳은 잘 낫지도 않는다. 특히 요즘 같은 무더위에 훈련시간을 포함 5∼6시간을 운동장에 서 있다 보면 노장들은 은퇴생각이 간절해지는 법이다. 그래도 그들은 프로 야구선수라는 자존심으로 나이를 잊은 채 그라운드에 나선다.

선두 SK에는 노장이란 단어가 없다. 말 그대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야구 잘하는 선수만 경기에 나선다. 주전 포수 박경완(38)을 비롯, 박재홍(37), 김재현(35), 이호준(34) 등이 전부 30대 노장이다. 용병 투수 카도쿠라(37)도 일본과 미국 리그를 거친 베테랑이다. 전준호(35), 안경현(40), 박정환(33)은 최근 2∼3년간 타팀에서 데려왔다. 최근에는 LG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최동수(39)도 영입했다.

구단입장에서는 연봉 적고 말 잘 듣는 젊은 선수가 관리하기 편한 법이다. 그런 상식을 뒤집고 SK가 이같은 구단 운영을 하는 데는 노장의 경험과 가치를 인정하는 김성근 감독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김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이 장기레이스에 절대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렇다고 SK가 노장만 우대하는 팀은 아니다. 최정(23) 김광현(22) 같은 젊은 선수도 주전으로 뛴다. 젊은 선수의 패기와 노장들의 경험이 함께 경쟁하고 조화를 이루며 SK야구의 저력을 만들어간다.

한화 내야진은 30대가 포진했다. 포수 신경현(35)를 비롯, 1루수 장성호(33)와 2루수 정원석(33) 3루수 손지환(32) 모두 30대다. 유격수 이대수는 1981년생으로 우리나이로 서른이다. 이들 중 신경현을 제외하면 모두 이적생이다. 정원석과 이대수는 올시즌 두산에서 이적했다. 장성호는 KIA에서, 손지환은 일본 독립리그에서 시즌 중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내야가 포화상태인 두산에서 이적한 정원석은 지난해 한경기도 출장하지 못했지만 올해 데뷔이후 최고 성적을 내고 있다. 타율 0.305로 팀내 1위, 전체 14위에 올라있다. 이대수도 5실책만 기록하는 호수비로 한대화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장성호는 14년간 머문 KIA를 뒤로 하고 지난 6월 한화로 왔다. 6번째 팀으로 한화에 온 손지환도 이범호의 일본 진출로 약해진 3루에 입성했다.

한편 10일 오후 6시30분부터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두산-넥센(잠실), SK-LG(문학), 한화-KIA(청주), 롯데-삼성(사직) 경기가 비로 모두 취소됐다. 특히 사직경기는 삼성이 1-0으로 앞선 2회초 공격 전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노게임이 됐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