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아침] 운동
입력 2010-08-10 17:27
문화관광체육부가 발표한 ‘국민생활체육활동 참여 실태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44%가 주 2회 이상 체육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하니 가히 ‘운동 열풍’이라 할 만하다. 운동은 심폐기능을 강화하고, 노화를 막으며, 두뇌회전에 도움을 주고,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게 하며, 생활에 활력을 넣는 등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많다.
지나침이 부족함보다 못하다는 뜻으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한다.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운동중독이나 육체적 손상을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모 시사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전체 생활체육인구 중 운동중독자는 2∼7%나 된다고 발표하였다. 적게는 34만명, 많게는 120만명이 운동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조사결과이다. 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가 외래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스포츠나 레저활동 등으로 인한 ‘과사용 증후군(Overuse Syndrome)’ 환자가 2002년 547명이었던 반면 2006년에는 1939명으로 불과 5년 새 3.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당수가 수술까지 받아야 할 정도로 몸이 망가졌다고 하니 실로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일이다.
성경은 하나님이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창조하셨고(창 1:26∼28), 나아가 우리 몸이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 곧 거룩한 곳이라고 말한다(고전 3:16, 6:19). 하나님이 거하시는 우리 몸에 독한 담배연기를 넣어드린다면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몸을 잘 가꾸고 지키는 것은 우리 몸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청지기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고, 따라서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은 매우 신앙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가 운동을 하는 이유가 아름다운 육체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뽐내고, 보이기 위한 것이라면 몸이 우상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몸도 마음도 하나님의 역사, 그 영광스러운 일에 참여하도록 창조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여야 한다. 육체 그 자체에 집착하고 욕심을 부리면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어긋나는 것이다. 지나친 몸 만들기는 우리를 돕기보다 오히려 몸을 망가뜨리게 된다. 더군다나 원하는 대로 내 몸을 만들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꼭 필요하지 않은 수술을 하거나 약물까지 복용한다. 자기 몸을 그저 눈에 보기 좋게만 만드는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아니다.
운동이 우리 몸에 주는 변화는 인내와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다. 더구나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운동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랜만에 운동하고 난 다음 날이면 팔다리의 근육들이 아프다고 아우성이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각각 제 갈 길로 가버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운동의 과정에서도 볼 수 있다. 하나님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 때문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주인이시기 때문에 우리 몸을 돌보시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내 몸을 우상으로 삼아 운동중독에는 빠지는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아니다.
이철 연세의료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