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조선왕실의궤 반환 표명할 듯… 간 총리 8월10일 강제병합 100년 사과담화 예정

입력 2010-08-09 22:00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10일 한국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식민지 지배에 대해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한다고 교도통신이 9일 보도했다. 또 궁내청이 보관 중인 조선왕실의궤 등을 한국에 인도하겠다는 내용과 사할린 잔류 한국인에 대한 지원과 강제 징용자 유골 반환에 계속 협력하겠다는 뜻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간 총리는 담화를 통해 “식민지 지배가 가져온 많은 손해와 고통에 대해 다시 한번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의 기분을 표명한다”고 밝힐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표현은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의 담화에서 시작돼 일본 정부가 반복 사용해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도 2005년 8월 15일 전후 60년 담화에서 똑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간 총리는 또 “한반도 유래의 도서를 인도한다”며 조선왕실의궤 반환 방침을 포함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반환’ 대신 ‘인도’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환 시기는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하는 11월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간 총리는 이어 “앞으로의 100년을 응시하며, 미래지향적인 일·한 관계를 구축하고, 사할린 잔류 한국인에 대한 지원과 조선반도(한반도) 출신자의 유골 반환 지원 등 인도적인 협력을 앞으로도 실시한다”고 표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간 총리는 이 밖에도 “일·한의 경제적인 연계는 강고하며 양국민의 친근감과 우정은 이전에 없을 정도로 강화되고 있다”며 “일·한은 21세기에 있어서 양국 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파트너”라고 강조할 예정이다. 끝으로 “이 커다란 역사의 단락을 계기로 양국 간 유대가 더욱 깊고, 단단한 것이 되도록 강하게 희구하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결의한다”고 다짐할 것으로 전해졌다.

담화엔 그러나 식민지 지배의 근거가 된 한국병합조약이 한국인 의사에 반해 강제된 것이어서 원천 무효라는 표현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련 언급도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