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우즈… ‘별들의 잔치’ 월드골프챔피언십서 망신
입력 2010-08-09 21:21
‘1라운드(버디2 파10 보기6)-2라운드(버디3 파10 보기5)-3라운드(버디2 파10 보기5 더블보기1)-4라운드(버디3 파7 보기6 더블보기2)=최종 합계 18오버파 298타, 80명 중 공동 78위.’
9일(이하 한국시간) 막을 내린 ‘별들의 잔치’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파70)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적어낸 성적표다. ‘골프황제’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다. 18오버파 298타는 우즈가 1996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뛰어든 이후 최악의 스코어다. 우즈가 대회 마지막 날 7오버파 77타를 친 것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고 4라운드 내내 오버파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2003년 PGA 챔피언십 이후 7년 만이다.
우즈는 이번 대회 나흘 동안 평균 페어웨이 안착률이 39.3%에 그쳤고 그린 적중률도 48.6%에 불과했다. 우즈가 일곱 차례나 우승했던 대회 코스 파이어스톤 골프장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거의 아마추어 수준이었다.
우즈는 헨릭 스텐손(스웨덴·20오버파 300타) 덕에 꼴찌는 면했고, 필 미켈슨(미국)이 공동 46위(3오버파 283타)로 함께 부진한 바람에 세계랭킹 1위 자리도 간신히 지켰다.
최종 라운드에서 함께 플레이를 펼친 재미동포 앤서니 김(25)은 경기 후 “우리가 보아온 예전의 타이거가 아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 시즌 8개 대회 중 4개 대회에서 오버파를 기록한 우즈는 시즌 첫 우승은커녕 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우즈는 9일 현재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페덱스컵 랭킹에서 390점을 얻는데 그쳐 119위에 머물고 있다. 플레이오프 첫 대회인 바클레이스대회(8월 27일 개막)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페덱스컵 랭킹 125위 안에 들어야한다. 2007년과 지난해 페덱스컵(우승 상금 1000만 달러)을 거머쥔 우즈가 이제는 남은 대회에서 출전권을 따기 위해 살얼음판을 걸어야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여기에 부상을 제외하고 해마다 출전했던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10월2일 개막) 출전도 불투명해졌다. 우즈는 라이더컵 포인트에서도 9위에 머물고 있어 8위 안에 들지 못하면 코리 페이빈 미국팀 단장의 선택을 받아야만 출전할 수 있다.
우즈는 “내가 단장이라도 나를 뽑지 않겠다. 이런 상태라면 라이더컵에 나가지 않겠다”며 “아직 시간이 있다. 남은 대회에서 전환점을 모색하겠다”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