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동남아 해적 출몰 늘었다… 총·칼 등 위협도 거세져
입력 2010-08-09 18:18
올 들어 세계 해적사건이 감소했지만 인도양과 동남아시아에서는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업계는 인도양 해적 방지를 위한 국제 공조를 주장하고 나섰다.
국토해양부는 올 상반기 세계 해적사건이 지난해 상반기(240건) 대비 18% 감소한 196건 발생했다고 9일 밝혔다. 특히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 해적사건이 2009년 86건에서 올 들어 33건으로 크게 줄었다. 국토부는 각국 해군함정의 활동 효과와 선박들의 해적 피해방지 대응요령이 확산된 것을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인도양에서는 올 상반기에만 51건의 해적사건이 발생해 지난해(44건)보다 늘었고, 남중국해 역시 지난해 7건에서 올 상반기 15건으로 증가했다. 지난 6월에는 한국 국적 일반 화물선이 남중국해에서 항해 도중 해적선박의 추적을 받기도 했다.
또 인도네시아 해역에서는 해적사건이 지난해 3건에서 올 들어서만 16건, 방글라데시 해역에서는 지난해 5건에서 올해 8건, 베트남·말레이시아 해역에서는 지난해 5건에서 올 들어 7건으로 늘었다. 해운업계에서는 최근 소말리아 해적이 활동 반경을 인도양 등으로 넓혔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해적들의 위협도 거세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발생한 해적사건 중 70% 이상이 총기 및 칼 등 무기를 사용했고, 52%가 선박에 승선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랍 선원도 지난해보다 6.4% 증가한 597명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국제선주협회(ICS)는 인도양 해역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관련국들의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ICS는 인도양에도 해역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아덴만처럼 선박들에 최적 항로 제공 및 통항감시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토부는 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에서 해적 정보를 상시 확인해줄 것을 선박회사에 요청했다.
특히 인도양을 지날 때는 위도 10도 및 경도 70도 쪽으로 항해할 것을 권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도양은 동경 68도, 위도 12도까지 해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남중국해를 지날 때도 당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