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채소값’… 무·마늘 등 최고 175% 치솟아 사실상 생산자물가 상승 견인

입력 2010-08-09 18:17


“문제는 채소 가격이다.”

물가당국으로서는 먹거리 물가 억제가 하반기 최우선 과제가 될 것 같다. 7월 생산자물가에서 채소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마늘 가격은 통계자료가 작성된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도매가격인 생산자물가가 뛰면 2∼3개월 후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주게 돼 올 하반기 식탁물가 불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7월 생산자물가 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올랐다고 9일 밝혔다. 6월과 견주면 0.1% 올랐다.

지난해 동월 대비 상승률 3.4%는 지난 5∼6월 4.6%보다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간 셈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의 경우 6월의 -0.3%에서 오름세로 반전했다.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린 주요인은 채소 가격이다. 채소는 지난해 7월보다 33.8%나 뛰었고 한 달 전과 비교해도 14.7% 올라 상승 품목 1위를 차지했다. 축산·수산식품의 가격이 모두 전월 및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한 점에 비춰 채소 가격이 사실상 생산자물가 상승을 부추긴 셈이다. 이 가운데 무는 전년 동월 대비 175.6%나 뛰면서 2005년 11월(176.0%)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마늘(151.6%)은 품목별 통계가 작성된 2005년 이후 가격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배추(94.6%) 역시 배가량 가격이 올랐다.

도매가격의 급등세는 소비자물가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실제 7월 소비자물가 중 신선식품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6.1% 급등해 6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점에 비춰볼 때 먹거리 물가 상승세는 올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공산품 중에서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 영향으로 프로판가스(53.7%), 부탄가스(36.0%), 경유(7.9%), 휘발유(5.0%) 등 석유제품이 일제히 올랐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