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 유치하라” 코트라 특명
입력 2010-08-09 18:17
‘중국 자본을 유치하라.’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상대국이지만 정작 중국의 한국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투자액은 1억9700만 달러로 미국과 일본의 14억9000만 달러, 19억3000만 달러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지금까지 투자금액을 모두 합쳐 봐도 8억5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국, 일본의 해외투자가 하향정체 국면에 들어간 것과 달리 중국의 해외투자는 2008년 406억5000만 달러, 지난해 433억 달러로 꾸준히 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잠재력을 감안하면 중국 투자가 미국, 일본 수준으로 증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중국 자본 유치는 양국 모두에 윈윈일 수 있다. 한국기업으로선 중국의 자본을 통해 연구개발비 부족을 해결, 핵심 부품소재 개발과 제품 고급화가 가능해진다. 중국 내수시장 진출도 쉬워지며 중국과 함께 제3국 시장 공동 진출 가능성도 커진다. 중국으로서도 한국기업의 앞선 기술을 얻을 수 있다. 광케이블과 LED, 의약품 분야는 중국의 자본과 시장, 한국의 기술이 더해져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다.
막대한 중국의 자본을 유치하고자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팔을 걷어붙였다. 코트라는 중국 투자유치실적을 2015년까지 20억 달러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 이를 위한 ‘차이나 플러스 프로젝트’를 9일 발표했다. 코트라는 서울 본사와 상하이에 배치된 중국투자유치 전담 직원 수를 5명에서 2012년까지 두 배로 늘리고 중국투자유치를 전담할 ‘차이나 데스크팀’을 신설할 예정이다. 또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 5곳에서 이뤄지는 투자유치활동도 청두, 우환 등 중국 전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양국 기업과 투자지원기관, 지방정부 등으로 구성된 투자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중국 자본의 유치를 희망하는 국내 기업 데이터베이스도 만들 계획이다.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먹튀 논란’ 등 중국 자본에 대한 일부 부정적 이미지가 걸림돌이지만 중국의 해외투자 목적이 예전의 단순 우회수출에서 차츰 선진기술, 경영기법 습득 수단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 자본을 적극 유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코트라의 의견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닝보윈성에 인수된 일본 닛코전기공업을 보면 기존 일본 경영진이 계속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데다 직원 200명의 일자리도 보장받았다.
코트라 관계자는 “해외투자 큰 손인 중국의 투자를 우리나라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며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중국 자본을 유치, 국내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