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李직계 당정청 전면에… MB 출범이후 가장 파워풀
입력 2010-08-09 21:51
진용을 완료한 이명박 정권의 당·정·청 핵심 포스트는 대부분 친이 직계들로 채워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많은 힘이 실린 진용”이라고 평가했다. 집권 초기 진용은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논란과 이 대통령 측근들의 18대 총선 출마 러시, 촛불시위 등으로 흔들렸고, 집권 2기는 여권 내 계파 갈등, 국민과의 불통 논란, 세종시 논쟁 등으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런데 3기 진용은 다르다.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를 제외하면 당·정·청의 핵심 포스트가 이 대통령 측근들로 구성됐다. 당 대표를 포함한 한나라당 최고위원 7명 중 김무성 원내대표와 서병수 최고위원을 제외한 5명은 친이계로 분류된다. 김 원내대표는 친박계에서 탈퇴한 상태여서 주류가 당권을 완벽하게 장악한 형태다.
내각 역시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다수 포진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는 청와대 수석 출신이고, 이주호 교육과학기술·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친이 소장파 핵심이다. 여기에 정권 2인자로 공인되는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가 국무회의에 참석하게 된다. 청와대는 당·정·청 중 가장 먼저 친위부대로 꾸려졌다. 최측근인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백용호 정책실장을 필두로 새로 영입된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3년째 이 대통령을 보좌해온 김두우 기획관리실장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친이계 핵심들이 전면에 포진하다 보니 당·정·청 간 소통은 어느 때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월례회동이 최근 정례화됐고, 국무총리의 주례보고가 매주 진행되고 있다. 또 총리, 당 대표, 대통령실장이 참여하는 고위 당정협의회가 열리고 있으며 임 실장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에는 이 특임장관 내정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언제라도 논의가 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따라서 청와대는 국정 장악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현안에 대해 당·정·청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진용은 그런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친이계 전진 배치와 일사불란한 팀워크가 친서민 정책, 4대강 사업, 교육 개혁 등 집권 후반기 주요 어젠다를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민정책 추진방향’을 주제로 내각 개편이 완료된 이후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생필품 값이 오르고 서민물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나서 가격이 흔들리지 않도록 시장의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조치를 해줘야 한다”고 지시했다. 특히 “여러 친서민 정책을 내놓았는데 보다 활성화되고 서민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포퓰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청와대가 중심을 잡고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