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간쑤성 최악 산사태, 필사의 구조 작업 이틀째… 원자바오 “조금만 참아라 곧 구해 줄 것” 독려
입력 2010-08-10 00:25
중국 간쑤(甘肅)성 간난(甘南) 티베트족 자치주 저우취(舟曲)현 대규모 산사태로 인한 매몰현장에서 이틀째 필사적인 인명구조 및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인명구조를 최우선으로 하라’고 지시했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직접 현장을 찾았다. 지금까지 137명이 사망하고 1348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돼 산사태로 인한 최악의 인명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저우취현은 3010㎢의 크기에 인구가 13만4700여명으로, 이 가운데 33%가 티베트족이다.
◇대규모 산사태, 이틀째 구조작업=원 총리는 8일 새벽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자 오후에 곧바로 피해현장으로 향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9일 보도했다. 원 총리는 간쑤성 톈수이(天水)비행장으로 가 헬리콥터를 타고 피해가 가장 심한 싼옌위에 도착했다. 그는 진흙을 밟으며 구조현장에 접근, 피해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피해자들을 격려했다.
원 총리는 진흙과 폐구조물 속에 갇힌 주민 2명에게 다가가 “조금만 참아라, 군인들이 곧 당신을 구조할 것이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원 총리는 9일에도 구조대원들에게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하는 등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독려했다.
협곡에 위치한 저우취현에서는 8일 새벽 1시쯤 폭우로 대형 산사태가 발생, 암석더미와 진흙이 소형 수력발전소를 붕괴시키고 주민들까지 덮쳤다. 이번 산사태는 폭 500m에 길이가 5㎞에 달한다. 밀려 내려온 흙과 암석더미가 도심까지 밀고 들어와 실종자 대부분이 그 와중에 매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현장은 9일까지도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저우취현 주요 지역은 암석더미, 진흙, 주택가에서 흘러나온 이불과 가재도구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특히 산사태가 현의 중심가를 강타해 피해가 더 컸다. 웨위안춘, 춘장춘 등 중심가의 아파트들은 대부분 무너졌고 두터운 진흙이 쌓여 있었다. 최소 300여 가구 이상 주택이 침몰하고 아파트 20여개 동이 파괴된 것으로 파악됐다. 저우취현 제1초등학교는 이번 산사태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피해 확산 우려=임시 수용소인 저우취현 광장에선 이재민들이 처참한 몰골의 아파트와 도심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가족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 발을 동동 구르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들은 또 식수가 부족하고, 전력 공급이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조 및 복구를 위해 공병단 등 인민해방군 3000여명과 100여명의 의료진, 1300여명의 무장경찰, 1700여명의 공안 및 소방대원이 현장에 출동한 상황이다. 8일까지 텐트 5000여장, 이불 1300여 세트, 라면 7000여 박스, 물 1만7000여병이 공급되는 등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또다시 폭우 예보가 있어 피해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질재해긴급센터의 톈팅산(天廷山) 부주임은 “폭우가 지속되면 제2의 산사태 발생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