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한국 이민자의 사회생활 길잡이"
입력 2010-08-09 15:00
한국의 이민자들은 종교적 구원과 함께 더 나은 사회생활과 더 좋은 사업기회를 얻기 위해 교회에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질랜드 대학 연구팀이 밝혔다.
9일 뉴질랜드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매시 대학 사회학자 카리나 미어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뉴질랜드에 사는 한인 이민자 3만1000여 명 가운데 90% 정도가 정기적으로 교회에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김치 네트워크: 오클랜드의 한인 고용주와 피고용인’이라는 연구 보고서에서 교회의 지원은 한인 이민자들의 뉴질랜드 정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어스 박사는 침례교, 감리교, 장로교, 가톨릭 등 대부분의 기독교 종파들은 교회에 한인 성직자들을 두고 한국어로 예배나 미사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기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종교적 이유도 있지만 정보와 지원을 얻고 사업을 위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정착한 한 이민자는 한인 가톨릭 사회가 집을 얻고 자녀가 다닐 학교를 정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면서 자신은 원래 기독교인이 아니지만 친구가 없기 때문에 성당에 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한국 교회의 잡지 광고도 심지어 “어느 교회에 나가느냐가 이민생활의 성공과 직결된다”는 문구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이민 생활의 문제들 가운데는 수입과 직업에 따른 사회적 지위의 저하, 영어 문제, 주류 사회 편입의 어려움 등 실로 다양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20명의 한국인 고용주와 20명의 피고용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조사를 실시한 결과 75% 정도가 어떤 형태의 차별대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심지어 한 응답자는 ‘손님들이 종종 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는 말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길을 가고 있으면 10대들이 욕설을 퍼붓고 침을 뱉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응답자도 “운전을 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아시아인이라고 손가락질을 하고 욕설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또 뉴질랜드에서 수입이 줄어듦으로써 많은 한인은 한국에서와 같은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응답자는 “한국과 비교할 때 나쁜 것 한 가지는 수입은 적고 경비는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재정적으로 불안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매주 외식을 했는데 여기서는 매일 집에서만 먹는다. 여기서 무엇을 살 때는 10번도 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한인 사회는 지난 1986년 400명이던 교민수가 1996년 1만2653명으로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으며 최근 인구조사에서는 3만792명으로 대부분 오클랜드 북부 노스쇼어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