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의 영혼의약국(65)

입력 2010-08-09 10:19

'부족함이 없다'는 뜻은 이것이다

“여호와가 나의 목자사니.” 시편 23편의 시작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호와가(하나님이, 예수님이) 나의 목자가 되기 때문에, 내 편이 되기 때문에,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을 아낌없이 줄 테니까, ‘나는 부족함이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아니, 하나님을 믿는 나로서는, 교회 다니는 나는, 다닌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님의 편’으로 간주할 만하므로, ‘부족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지적인 해석을 한다. 이것은 또한 나로 하여금 부족함이 없게 해 달라는 무언의 강요이기도 하다. 교회 다니는 보통 사람들의 이와 같은 시편 23편 이해가 어떻게 보면 하나님에 대한 굳건한 신뢰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 시편 23편의 이 말씀은 ‘이기주의적인 자기 해석’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왜 그런가? 시편 23편은 출애굽기 16장 18절의 ‘광야인도전승’에 등장하는 전문용어를 차용해 왔기 때문이다. 출애굽기 16장 18절은 어떻게 되어 있는가? “오멜로 되어 보면, 많이 거둔 사람도 남지 않고, 적게 거둔 사람도 모자라지 않았다. 그들은 제각기 먹을 만큼만 거두어들인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이것과 시편 23편의 뜻이 같다는 말이다.

그러니 시편 23편 1절 “여화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는, 출애굽기 16장 18절 “오멜로 되어 보면, 많이 거둔 사람도 남지 않고, 적게 거둔 사람도 모자라지 않았다. 그들은 제각기 먹을 만큼만 거두어들인 것이다”가 된다. 그러므로 23편 1절을 이와 같은 이해를 따라 써보면 다음과 같다.

“하나님은 나의 목자사니, 그는 나의 필요한 것을 아시고 필요한 양만큼 주신다.” ‘부족함이 없다’는 뜻은 이것이다.

<춘천 성암감리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