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EEZ 바깥 조업 우리 어선 北에 나포
입력 2010-08-09 00:04
북한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바깥에서 조업 중이던 포항 선적 오징어 채낚기 어선 ‘55대승호’(41t급, 선장 김칠이)가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나포돼 북의 성진항으로 압송됐다.
해양경찰청은 8일 북한 측이 우리 해경에 무선으로 “남측 어선이 북측 수역을 침범해 조업한 것을 발견해 성진항으로 압송 중”이라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 어선이 러시아와 북한의 EEZ 접경해역에서 조업하던 오징어 채낚기 어선 대승호로 파악하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대승호는 지난 7일 오후 6시30분쯤 해경과 교신한 뒤 통신이 두절됐다. 8일 오전 5시30분까지 위치보고를 하기로 했던 대승호의 통신이 두절되자 수협 포항어업정보통신국이 접촉을 시도했다. 이날 오후 2시35분쯤 위성전화를 통해 통신이 재개됐다.
포항어업정보통신국 관계자는 “해경 측의 요청으로 대승호에 위성전화로 연결해 위치가 어디냐고 물어도 답변을 하지 않다가 ‘혹시 북한 경비정에 끌려가고 있느냐’고 묻자 짧게 ‘네’라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어업정보통신국이 “어디로 가느냐”고 묻자 “성진으로 간다”라고 답한 뒤 교신이 끊겼다. 성진은 함경북도의 김책시에 있는 항구다.
해경이 추정하는 대승호 나포 위치는 북의 성진항에서 145마일 떨어진 동해 대화퇴 어장이다. 이 지역은 북이 주장하는 EEZ 바깥으로 이날 오전 7시 현재 우리 어선 16척이 조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승호는 오징어잡이를 위해 지난 8월 1일 포항을 출발, 9월 10일쯤 귀항할 예정이었다. 대승호에는 김칠이(58·선장), 김정환(52·기관장), 공영목(60·갑판장), 이정득(48·선원)씨 등 한국인 4명과 갈봉계(38), 진문홍(37), 손붕(37)씨 등 중국인 선원 3명이 타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정부는 국제법과 관례에 따른 북한 측의 신속한 조치와 함께 우리 선박과 선원의 조속한 귀환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우리 측 어업지도선이 민간 어선을 감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난해 동해 연안에서 어선이 북한에 피랍된 사건이 있었는데 그 후로 어업지도선은 연안에만 배치돼 원해엔 투입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독도 근해에서 활동 중인 어업지도선을 사고 해역에 급파했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이용상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