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개각] 천안함 침몰 등 악재 불구하고… 외교·안보 3인방 모두 유임
입력 2010-08-08 18:11
천안함 침몰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김태영 국방, 유명환 외교통상, 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 외교·안보 3인방은 ‘8·8’ 개각에서 유임됐다. 따라서 정부의 대북 강경론도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김 장관은 교체가 유력했다. 천안함 침몰에 대한 군의 초기 대응 부실 책임론이 일었고, 지난 5월 스스로도 사의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합참의장이 경질되는 등 군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점을 고려해 유임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를 비롯한 현안을 챙길 적임자라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군 당국이 천안함 징계위원회 개최를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에서 김 장관이 유임되면서 향후 책임 있는 군 고위 간부 등에 대한 징계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 사태 이후 “군이 변해야 한다”고 수차례 언급한 만큼 김 장관은 어지러워진 군 내부를 추스르는 한편 군 개혁을 앞장서서 추진해야 할 책임도 안게 됐다.
재임기간 2년6개월인 유 장관은 MB정부 최장수 장관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그는 천안함 외교 실패 및 리비아와의 갈등, 말실수 등으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대북 금융 제재, 대이란 제재, 주요 20개국(G20) 회의 개최 등 현안이 적지 않아 ‘달리는 말의 기수는 바꾸지 않는다’는 논리에 따라 유임에 성공했다. 또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등을 통해 양국 공조를 공고히 한 점도 후한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현 장관은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가 유지되면서 살아남았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