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기부 1% 나눔] 대전 산성교회 지성업 목사 월드휴먼브리지 상임대표
입력 2010-08-08 17:38
국민일보-월드휴먼브리지 공동 캠페인 <02-2277-2131∼2>
결혼준비금 1% 나눔 서약해야 주례 승낙
54년의 역사를 가진 대전시 정림동 산성교회는 한국 고유의 곡선을 건축미로 되살린 아름다운 교회로 유명하다. 그런데 요즘 이 산성교회가 대전에서 가장 빠르게 부흥하는 교회로 다시 한 번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중심에는 미국에서 교포목회를 하다 2006년 초빙된 지성업(47) 담임목사가 있다. 부임 당시보다 배 이상 교세를 키워 현재 출석 3000여 성도를 이끄는 지 목사의 목회철학은 ‘본질에 충실한 교회, 성도가 행복한 교회, 나누고 흘려보내는 교회’다.
“NGO 월드휴먼브리지가 강조하는 1% 나눔 운동이 참 좋아요. 1%는 가진 자나 없는 자나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수치입니다. 저는 주례 부탁이 오면 결혼준비금의 1%를 이웃과 나누겠다고 서약을 해야 승낙을 해줍니다. 여기에 결혼예비학교 수료와 갈등이 생기면 꼭 AS를 받겠다는 옵션이 더 붙지요.”
이 때문에 지 목사는 월드휴먼브리지의 상임대표직을 쾌히 맡았다. 이 1%는 지 목사에게 특별한 의미도 있다. 담임하는 산성교회 좌석 수가 1440석인데 이는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14만4000명의 1%인 것. 지 목사는 강단에서도 “산성교회가 소속된 감리교단 파송 선교사의 1%를 맡아 후원하고, 대전시민 전체의 1%를 책임지고 복음화하자”고 강조하곤 한다.
지 목사는 미국에서 교포목회를 하던 2003년, 산성교회 한의택 목사(현 원로목사)로부터 장로들과 미국여행을 할 테니 안내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지 목사는 나름대로 정성껏 손님들을 모셨고 얼마 후 산성교회의 청빙을 받게 된다. 알고 보니 이 여행은 지 목사가 담임목회자로 합당한지 품성을 알아보는 면접이었다. 설교만 한번 듣고 정하는 것이 아니라 며칠간 같이 생활하며 점수를 매겼던 것.
이후 지 목사는 한 목사와 3년간 공동목회를 하며 자연스레 리더십을 이양받았고 은퇴와 동시에 부임, 가장 이상적인 목회 승계가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담임을 맡은 지 목사는 과감하게 교회 분위기를 바꾸고 성도들에게 ‘세상을 섬김으로써 영향력 있는 교회가 될 것’을 주문했다. 지역의 작은 교회들에 쌀을 보내 지역민에게 나눠줄 것을 부탁하고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탈북자들을 찾아 도움을 주며 정성껏 섬겼다.
“하나님의 물질에 관한 법은 흘려 내려보내는 것입니다. 아래로 흐르면 위에서 다시 내려오게 되어 있습니다. 선교하고 아낌없이 나누고 베풀면 하나님은 더 큰 일을 자꾸 맡겨 주십니다. 헌금은 종착역이 되지 않고 경유역이 될 때 더 귀합니다.”
성도 수는 배가 됐지만 예산이 3배로 늘어난 것이 이를 증명한다는 지 목사는 지난해 예산의 25% 이상을 선교와 구제, 나눔에 사용했다. 산성교회는 현재 선교사 10가정을 정식으로 파송, 사역비와 생활비 일체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선교사 전 가족이 1년에 한 차례 한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교회 재정 담당자는 매월 선교비 보내는 것을 업무의 최우선 순위로 알고 있다.
“나눔이 얼마나 아름답고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지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넉넉한 이들이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님의 원리는 그것이 아니에요.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바로 나눔의 자리입니다. 1% 나눔이 주는 행복은 그 몇 십 배가 됩니다.”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누구에게나 친밀감을 느끼게 만드는 지 목사에게 앞으로의 비전을 물었다. 그러자 “통일을 준비하는 교회가 되려고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북한선교 자금을 만들기 위해 매년 성탄헌금을 꼬박꼬박 모으고 있다고도 했다.
지 목사는 “산성교회가 지역을 섬기고 사회에 영향력을 끼침으로써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롤 모델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을 맺었다.
대전=글·사진 김무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