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北·이란 核커넥션” 발언 왜

입력 2010-08-06 18:25

대이란 제재 문제가 외교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북한과 이란의 대량살상무기(WMD) 커넥션 의혹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 고위소식통은 6일 “북한이 이란에 미사일 기술을 이전하고 그 대가로 우라늄 농축 기술을 이전받았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며 “(국제사회가) 대이란 제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란 제재 문제는 단순히 이란만 볼 것이 아니라 대북 제재와도 같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국제사회에 대북 금융제재 동참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적극 나서고 있는 대이란 제재를 못 본 척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한·미가 추진 중인 대북 금융제재는 돈줄 차단과 함께 북한의 WMD 개발 및 확산 방지를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란과 북한의 커넥션은 이런 목표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 등은 오래전부터 북한과 이란을 핵과 미사일 등 WMD 확산의 주범으로 주목해 왔다. 특히 장거리 미사일 기술이 뛰어난 북한과 우라늄 농축 기술에서 앞선 이란이 서로 기술을 주고받았다는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북·이란 커넥션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란은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과 미사일 협력협정을 체결한 뒤 미사일 및 관련 기술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의 샤하브-3, 샤하브-5 미사일은 각각 북한의 노동, 대포동 2호 미사일과 사실상 같은 미사일로 분류된다. 미 국방부는 지난 2월 펴낸 탄도미사일 방어계획 검토보고서에서 “북한이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을 완성할 경우 해당 기술이나 시스템이 이란으로 이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사일에서 시작한 양국의 검은 커넥션은 핵무기 관련 기술 협력으로 발전한 상태다.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기술이 북한에 넘겨진 뒤 이를 기반으로 핵탄두가 만들어져 장거리 미사일에 장착되는 것을 극히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여름 우라늄 농축 원료로 사용되는 ‘옐로케이크’ 45t을 시리아와 터키를 통해 이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옐로케이크는 우라늄 원광석에서 분리된 노란 분말 형태의 정제된 우라늄으로 45t을 농축하면 핵무기 수개를 만들 수 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료를 이란에 제공하고, 이란이 농축 기술을 북한에 이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