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두바이유 ‘들썩’… 제재 강화 기류 타고 열흘새 5달러 올라
입력 2010-08-06 22:05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8월 들어 급격히 오르고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3대 유종 가운데 두바이유를 제외한 서부텍사스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미국, 유럽 등의 경기지표와 달러 환율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두바이유 국제가격은 배럴당 78.59달러(5일 기준)로 지난달 26일 73.68달러보다 5달러 가까이 올랐다. 6, 7월의 두바이유 월별 평균가격이 각각 73.05달러, 72.61달러로 70달러 초반에서 안정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급등세다.
비록 단기적인 상승세지만 업계에선 ‘이란 리스크’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서방과 마찰을 빚을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직 이란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실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은 너비 50㎞에 불과하지만 걸프만과 인도양을 잇는 교통 전략의 요충지다. 특히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에서 생산되는 석유가 이곳을 거쳐 공급되는 등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중동산 원유 물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직결된다.
특히 전체 원유 도입량의 80%가 중동산인 한국으로선 이란 리스크는 큰 타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80달러 초반까지 오르는 것은 견딜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란위기 장기화로 두바이유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 물가상승, 경기회복세 둔화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엄청나다”고 우려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