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리비아서 5116억원 발전소 계약… ‘외교 따로 경제 따로?’ 건설 수주 이상무

입력 2010-08-06 18:16

대우건설이 리비아에서 대규모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한국과 리비아 간 외교 마찰이 불거진 가운데 타결된 계약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대우건설은 리비아 국영전력청(GECOL)이 발주한 즈위티나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4억3000만 달러(약 5116억원)에 수주, 리비아 현지에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공사는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남서쪽으로 140㎞ 떨어진 즈위티나 지역에 750㎿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500㎿ 규모의 가스화력발전소에 250㎿ 규모의 스팀 터빈 1기와 배열회수시설(HRSG) 2기를 설치하게 된다. 대우건설이 설계, 주기기 구매, 시공을 일괄 수행하는 이 공사는 올 11월 시작돼 2013년 5월 끝날 예정이다.

이 계약은 지난 4월쯤 체결될 예정이었지만 계약 조건 등에 관한 문제로 협의가 다소 지연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계약서 검토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비즈니스 차원에서 늦춰진 것이지 정치적, 외교적인 문제와는 관계없다”고 말했다. 또 “리비아는 정경 분리가 잘 돼 있어 외교관 추방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기업 활동엔 큰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리비아가 발전소를 늘려가고 있는 만큼 외교 마찰과는 상관없이 리비아에서 발전소 수주를 늘려갈 방침이다.

이번 수주는 지난달 현대건설의 발전소 수주와 함께 한국 정부와 리비아 정부 간 외교 마찰이 기업 경제 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증거로 꼽히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0일 사업비 1조4800억원 규모인 1400㎿급 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수주 계약이 연달아 성사됐으니 리비아에서 경제활동 제약은 사실상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리비아 정부가 우리나라와의 경제협력 전반을 훼손시키려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대우건설이 잘해서 수주한 것일 뿐 양국 관계 악화로 인한 악영향이 사라졌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대우건설은 1977년 리비아에 진출해 2000㎞ 이상의 도로를 깔고 정부종합청사를 짓는 등 200여건, 110억 달러의 공사를 수행하며 리비아 정부와 매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