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이장님의 1억 땅 기증으로… 마을회관 건립부지로 내놔 어제 건물 준공식

입력 2010-08-06 18:12


“이웃들에게 받았던 고마운 마음을 되돌려준 것뿐입니다.” 농촌마을 전(前) 이장이 자신의 땅을 마을회관 건립 부지로 기부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대안2리 한만준(73·사진)씨. 한씨는 올 초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땅 660㎡를 마을회관 건립 부지로 써 달라며 마을 명의로 이전했다. 이 땅은 실거래가가 1억원에 달한다. 자신이 이장 시절인 2003년부터 마을회관 건립을 추진했지만 막대한 부지매입 비용을 충당할 방법이 없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여기에 주민들이 거둔 성금 4000만원과 시 보조금 2억원이 보태졌다.

한씨의 선행과 주민들의 정성이 더해져 지난 2월 착공된 마을회관은 공사를 마치고 6일 준공식이 거행됐다. 마을회관에는 할아버지·할머니방과 주방, 다용도실, 방송실, 회의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졌다. 주민들은 회관 주변에 한씨의 남다른 마을 사랑을 기리기 위해 송덕비도 세웠다. 수년간 지지부진하던 마을회관 건립 사업이 한씨 덕에 일사천리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지상철 마을회관 건립추진위원장은 “마을회관이 낡고 좁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는데 한 전 이장님 덕분에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마을 일을 편하게 의논할 수 있게 됐다”며 “송덕비는 마을과 평생을 함께한 어르신의 나눔 정신을 기리고 후대에 전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마을 주민 모두가 애썼지만 부지를 구하지 못해 애만 태웠다”며 “가족과 상의한 끝에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