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동수] 청년과 여름수련회
입력 2010-08-06 18:03
여름은 피서의 계절이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수많은 피서객들이 산으로 바다로 또 해외 휴양지로 몰려간다. 여름은 또한 수련회의 계절이기도 하다. 교회마다 많은 수련회가 열린다. 전국에 산재한 기도원, 수양관들은 밀려드는 성도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러나 아쉬운 대목이 있다. 수련회에 대학생 등 젊은층의 참여율이 저조하다. 한 기독학생단체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수련회 참석 인원이 올해도 예상을 밑돈다”고 말했다. 수련회를 위해 스태프들은 갖은 정성을 기울인다. 매일같이 모여 기도 하랴, 프로그램 짜랴, 강사 섭외하랴 영일이 없다. 하지만 막상 등록을 받아보면 참가숫자가 기대에 못 미쳐 맥이 빠진다고 한다.
대학생들의 수련회 참여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취업난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크리스천이라도 1주일 정도 되는 여름 수련회에 시간을 할애하길 꺼린다. 얼마 전 삼성경제연구소는 15∼29세 청년 가운데 약 4분의 1이 실업상태라는 분석을 내놨다. 청년들의 체감 실업률은 더하다. 이러다 보니 대학생들이 방학에는 자격증 따기나 학점 보충, 영어점수 올리기, 공모전 참여, 인턴 활동 같은 취업 관련 스펙 쌓기에 올인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안타깝다. 20대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영적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고 인격의 기초를 놓는 때다. 최근 기독학생단체의 여름 수련회장을 가본 적이 있다. 300여명의 대학생들이 한 교회수양관에서 1주일간 숙식하며 찬양과 율동, 말씀, 기도, 나눔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참으로 대견했다. 수련회를 마친 학생들의 얼굴엔 생기가 넘쳤다. 한 학생은 “강사님의 간증과 말씀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취 업 경쟁에만 쫓기던 생활을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새롭게 가다듬는 계기가 되었다”며 만족해했다.
이들에게도 방학은 금쪽같은 시간이었지만 1주일을 뭉텅 잘라내 신앙 훈련에 쏟아 부었다. 인생의 성패는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달려 있다. 하나님께 삶의 우선순위를 두는 인생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청년들이여, 여행도 피서도 스펙 쌓기도 좋지만 방학 때만이라도 영적 충전의 시간을 가져보라. 그 열매는 엄청날 것이다.
박동수 선임기자 d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