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목소리] 코시안에서 코리안으로

입력 2010-08-06 18:01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여성이 출산 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기는 잘 자라지 않았다. 간호사가 “왜 이렇게 안 컸느냐”고 묻자 그 여성은 “태어날 때 간호사가 젖병에 눈금을 그어준 양을 계속 먹였다”고 했다. 소통의 부재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의 결혼이민자는 18만여명, 그 자녀만도 12만명이 넘었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혼인 남성 10명 중 4명이 외국 신부를 맞고 있다. 다문화 가족이 흔한 가족 형태로 자리잡은 지금 단일민족은 더 이상 자랑이 아니다. 여러 나라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다문화 교육이 이뤄지고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한국문화 정착 사업 활성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100여년 전 고국을 떠나 멕시코 농장에서 일했던 ‘애니 깽’, 1960년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독일로 떠난 광부와 간호사들의 눈물은 바로 어제의 우리 모습이다. ‘코시안’이 아닌 ‘코리안’을 위한 모두의 노력으로 ‘다름’이 ‘같음’이 되면서 그 속에서 세계인들이 코리안 드림을 실현할 수 있는 희망의 나라가 됐으면 한다.

조해정(부산 문현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