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현안마저 챙기지 못하는 ‘휴가 국회’

입력 2010-08-06 22:51

7·28 재·보궐 선거를 마친 국회의원들이 대거 외유를 떠났다. 그러나 일부 상임위의 경우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도 외유 때문에 소집조차 되지 않아 눈총을 받고 있다.

6일 현재 상임위 차원에서 해외 시찰 중이거나 다녀온 여야 의원은 30명에 달한다. 국방위 원유철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한나라당 김동성,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지난 3일부터 레바논을 방문 중이다.

행정안전위 소속 여야 의원 5명은 10일까지 유럽 3개국의 행정자치제도와 치안제도를 둘러보고 관계자들도 면담할 예정이다. 교육과학기술위 소속 의원들은 북유럽 교육기관 시찰을 마치고 5일 귀국했다. 여성가족위도 오는 11일까지 북유럽 국가를 방문 중이다.

문제는 외유로 인해 긴급한 현안 논의가 미뤄지고 있는 상임위다. 정부의 대(對)이란 제재 검토 및 리비아와의 갈등 등으로 인해 외교가는 물론 경제계에서도 큰 우려를 하고 있지만 의원들이 외유 중인 외교통상통일위는 열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 및 사업 재검토 문제로 전·현 정부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국토해양위도 마찬가지다. 국회 윤리특위는 지난 2일 정회와 격론을 거친 끝에 ‘여대생 성희롱 발언’ 논란에 휩싸인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의 징계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했지만 다음날 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외유를 떠났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