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배구 어쩌다가… 인도에게도 지나

입력 2010-08-06 18:03


한국 남자배구가 위기다.

제2회 아시아배구연맹(AVC)컵대회에 출전중인 한국은 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이란 우르미아의 가디르 아레나에서 열린 인도와의 8강 토너먼트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해 4강 진출에도 실패했다.

한국 남자배구가 하향곡선을 그린 것은 최근이 아니다.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이후 한국은 아시아권대회(최강전 제외)에서 단 한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2008년 AVC컵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고 2007년과 2009년 아시아선수권, 2008년 올림픽예선에서 일본 호주 이란 중국 등에 밀려 3위에 오른 것이 고작이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 한국은 호주와 대표 2진을 파견한 일본에 고전 끝에 이겼고 카자흐스탄에겐 지는 수모를 당했다. 6일 오후 일본과의 5∼8위전에서는 3대 1로 이기고 5, 6위전에 올랐다.

문제는 지금같은 대표팀 운영방식으로는 한국배구의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데 있다. 배구인들은 전력강화를 위한 시스템 도입과 프로 2군 운영 등 획기적인 제도개선 등을 놓고 대토론회라도 열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임감독제 도입 및 제도개선=배구인들은 축구처럼 팀을 떠나 대표팀에만 전념하는 전임감독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전임감독제를 도입한 일본과 중국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임감독은 4년 정도의 장기플랜을 갖고 대표선수육성과 전술훈련을 펼칠 수 있어 대표팀 조련에 효과적이다.

또한 프로선수들이 거의 대부분인 현재의 대표팀은 선수등록은 프로연맹에, 대표선수 선발 및 파견은 대한배구협회에서 운영하는 이중구조 속에 있다. 따라서 대표팀에 선발돼도 프로팀에서 부상 등을 이유로 선수를 데려가면 제재수단이 전혀 없다. 프로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를 위해 적극적인 당근책도 있어야 한다. 몸이 재산인 프로선수에게 태극마크를 달아줬으니 봉사하라는 주문은 이젠 통하지 않는다.

◇절실한 기술개발=한국배구가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다. 현대배구는 센터 블로킹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빠른 좌우 토스로 공격을 퍼붓는 양상이나 한국은 이를 도외시한 채 여전히 느린 배구를 한다는 것이다. 서브와 리시브가 약한 것은 시급히 개선해야할 점이다. 한국은 김학민(대한항공)만 제외하면 1차공격인 서브가 매우 약했다. 한국이 7승1패의 절대적 우위를 보였던 인도에 진 것은 서브가 약해 상대 장신 센터들에게 무수한 속공을 허용한 때문이다.

◇프로 2군제 도입=프로배구도 축구와 야구처럼 2군을 육성, 선수층을 넓히고 유망주를 육성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삼성화재는 구단 고위층의 재가를 얻어 2군제 도입에 적극적이다. 고교졸업생도 곧바로 프로 2군에 입단할 수 있는 제도개선도 필요하다.

우르미아(이란)=서완석 부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