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맷돌] 직원들 사기만 떨어뜨리는 ‘총회 본부 구조조정’ 논란 外

입력 2010-08-06 18:29

▶철제 컨테이너로 둘러싸여 바닷바람은커녕 열기만 훅훅 끼쳐오는 인천항 부두에서 ‘한국교회 대북 인도적 지원 감사예배’가 5일 오후 드려졌습니다. 참석자들의 표정은 그래도 밝았습니다. 수 개월간 막혀 있던 대북 인도적 지원의 물꼬가 트였고, 북한 어린이들에게 국수와 빵으로 전달될 밀가루 75t이 곁에 쌓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미온적인 정부의 태도에 대한 불만도 여기저기서 표시됐습니다. “반드시 어린이 시설로만 전달하라는데, 그러면 산모들은 무엇을 먹고 아기에게 젖을 물린단 말입니까?” 그나마 이번 지원분 중 19t은 통일부 허가가 늦어져 전달이 미뤄졌습니다. 밖에 서 있기도 힘든 더위에, 철제 컨테이너 안에 쌓여 1주일을 대기할 밀가루 포대들이 처량해 보였습니다. 그나마 요즘 한국 주부들이 애용하는, 방부제 무첨가 유기농 밀가루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해야 하는 것일까요.

▶선교한국대회가 이번 주 안산동산교회(김인중 목사)에서 개최됐습니다. 예년에 비해 1000여명이 줄어든 3000여명의 청년이 참석했습니다. 그래도 선교 하나를 주제로 3000명의 젊은이가 모였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6일 선교한국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 대형교회 출신 청년들이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주로 중소형교회 참여율이 높았는데 대형교회로 분류되는 A교회는 20명, B교회는 30명 정도가 참석했습니다. 조직위는 대형교회 참여가 저조한 이유를 교회 자체의 단기선교 활동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형교회일수록 교회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한 묶음(one package) 사역’의 특성상 선교한국대회와 같은 외부 행사에는 굳이 갈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선교단체와 교회 간 파트너십이 강화되고 있는 마당에 교회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오만하게 비칠 뿐입니다.

▶9월 교단별 총회가 임박하면 교단마다 어김없이 나오는 얘기가 있습니다. “총회 본부를 구조조정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년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의 총회비를 납부해야 하는 교회 입장에선 충분히 나올 만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50명도 안 되는 본부 직원을 두고 구조조정을 논하는 것은 ‘회전문식’ 인사이동이나 이해관계에 따른 정치보복의 가능성이 큽니다. 총회 직원들은 이 문제가 나올 때마다 한숨을 내쉽니다. 정확한 업무 이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구조조정의 결과가 너무나 뻔하기 때문입니다. 총대들은 업무효율을 따지기에 앞서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워줘야 합니다. 감투 쟁탈전이나 구조조정보단 5년, 10년 뒤 총회 비전과 로드맵을 정교하게 짜는 게 교단의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종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