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외교분쟁 비화… 중동지역 제한 확산

입력 2010-08-06 17:33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블랙베리’ 서비스 제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 정부가 사태 해결에 나서면서 스마트폰 제조사와 중동 국가들이 벌이고 있는 기술적 분쟁이 외교적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5일(현지시간) 레바논과 알제리 정부가 블랙베리의 보안 문제를 제기하며 서비스 중단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서비스 중단을 선언 이후에 나온 것이다.

레바논 정부 당국자는 “블랙베리 제조사인 리서치인모션(RIM)과 협의 중이다”며 “기술과 서비스, 경제, 금융 보안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나라는 최근 서버로 데이터가 곧바로 전송되는 블랙베리의 기술적인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메일, 메신저 등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미국과 캐나다는 중동 및 서남아시아 국가들과 RIM이 벌이는 정보 보안 분쟁 중재에 착수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국이) 안보 관점에서 우려하는 것은 정당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토론하고 분석해야 한다”며 “하지만 (개인의) 정보 접근과 이용에 대한 권리도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RIM 본사가 있는 캐나다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피터 반 론 캐나다 무역부 장관은 “캐나다 정부가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RIM 및 UAE, 사우디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베리 서비스 중단국과 RIM도 타협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사우디는 RIM과 블랙베리 보안 문제에 대해 협의해 일부 진전이 있었고 조만간 최종 타협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