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과학이야기] 여름철 낙뢰 주의보

입력 2010-08-06 17:40

최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낙뢰주의보를 내렸다. 우리나라에서 낙뢰는 6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7, 8월에 최대치를 기록한다.

한국전력 감시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관측된 낙뢰 횟수는 총 25만7373회였는데, 6∼8월에 19만21회가 발생해 전체 낙뢰의 73.8%나 됐다.

낙뢰와 번개는 같은 말로 흔히 사용되나 엄밀히 말하면 차이가 있다. 대기가 불안정해지면 소나기 구름이 발달하는데 구름 사이에서 방전되는 것이 번개이고, 구름과 대지 사이에서 방전되는 것이 낙뢰다.

낙뢰는 수직으로 발달한 큰 구름인 ‘적란운’에서 발생한다. 적란운의 위쪽에는 양(+)전하를 띤 얼음 알갱이가, 아래쪽에는 음(-)전하를 띤 얼음 알갱이가 모인다. 음전하와 양전하가 계속해서 발생해 축적되면 구름 속, 구름과 구름 사이, 구름과 땅 사이에 전기적 불균형이 발생해 예민한 상태가 된다. 사람도 신경과민이 되면 짜증이 폭발하듯이, 구름도 불균형이 심해지면 짧은 시간에 엄청난 전기를 내뿜는다. 그 전기량은 1회에 전압 10억 볼트, 전류 수만 암페어에 달한다. 적란운 하층의 음전하와 대지 사이에 발생하는 낙뢰는 전체 방전의 약 40%를 차지한다.

인터넷과학전문지 ‘사이언스타임즈’에 따르면 낙뢰 때 태양 표면 온도의 5배인 약 3만도의 열기가 생기고 100와트 전구 7000개를 8시간 동안 켤 수 있는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런 무지막지한 에너지를 가진 만큼 그 피해도 상당하다. 실제 2007년 북한산 용혈봉에서 낙뢰로 11명의 사상자가 있었고 2009년도에는 7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낙뢰가 예상될 땐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집안에 머물러야 한다. 가정에서는 TV, 라디오 등을 통해 낙뢰 정보를 파악하고 전선이나 TV 안테나를 따라 전류가 흐를 수 있으므로 전자제품 코드를 빼 두고 전기 제품으로부터 1m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전기가 통할 수 있는 물과 접촉하지 않아야 하므로 샤워나 설거지 등도 피해야 한다. 현관과 창문 가까이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일을 하거나 등산, 골프 등 약속이 잡혔다면 기상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낙뢰가 친다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특히 바람이 많은 산골짜기는 낙뢰 위험이 높으므로 신속히 피하는 것이 좋다. 등산 장비 중 매트리스나 로프, 침낭, 배낭 등을 깔고 몸을 웅크린 채 앉는 것이 도움 된다. 단, 젖은 땅에 엎드리는 것은 오히려 더 위험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