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입장 변화 3개道 온도차] 안희정 충남지사 “찬성 보도 사실 아니다”… 명분·현실 사이 속앓이

입력 2010-08-05 21:43

“내놓고 반대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드러나게 찬성하기도 어렵지 않습니까?”



대전 지역 한 고위 공직자가 5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4대강 사업에 대처하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심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4대강을 반대하자니 현실적으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것 같고, 찬성하자니 정치적으로 환경단체 등 진보 진영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충남도가 4대강 사업 지속 여부를 묻는 국토해양부의 공문에 대응하는 모습이 이와 똑같은 형국이었다.

‘4대강 사업 재검토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민 정무부지사는 4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 혼란을 부채질했다. 김 부지사는 “금강 살리기 4개 공구는 사업이 모두 착공돼 정상 추진 중”이라며 “기존 계획에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 대안을 마련, 국토해양부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대하는 것이냐, 아니면 찬성하는 것이냐”는 여러 차례 질문에 김 부지사는 ‘찬성’이나 ‘반대’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채 답변했다.

이 발언은 4대강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기존 계획에 문제가 발생하면 대안을 마련해 수정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충남도 큰 틀에서 찬성’ ‘반대에서 찬성으로 선회’라는 보도가 나왔다.

‘찬성’ 쪽으로 보도되자 충남도는 5일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충남도는 도 홈페이지에 “현재 추진 중인 4대강(금강) 사업은 문제가 있으므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도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특히 보(洑)와 준설 등의 사업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므로 현재와 같은 밀어붙이기 식의 추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