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주도세력 자리바꿈… 포트폴리오 새로 짜라
입력 2010-08-05 18:28
전기전자·운수창고 주춤-증권·유통·철강 새강자로
증시를 주도하는 세력이 자리바꿈을 하고 있다. 3∼4월과 6월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전기전자, 운수창고 업종은 지난달부터 맥을 못 추고 있다. 대신 증권, 유통, 철강 등이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코스피지수가 상승 흐름을 타고 있어 ‘선수 교체’는 더 특별하다. 전문가들은 달라진 종목 장세에 맞춰 투자전략을 짜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3∼4월 코스피지수가 1600∼1700선을 오가며 올해 들어 첫 상승세를 보일 때 증권업종은 2월 대비 수익률이 1.29%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9.22%)을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지난달 상황은 역전됐다. 지난달 말 기준 증권업종 수익률은 전월 대비 11.19%를 기록, 코스피 수익률(3.59%)을 훌쩍 뛰어넘었다.
철강과 유통업종도 마찬가지다. 3∼4월에는 각각 2월 대비 수익률이 -1.83%, -2.08%였지만 지난달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수익률은 전월 대비 6.39%, 5.98%까지 치솟았다.
상반기 내내 고전하던 업종들이 지난달부터 반등한 이유는 뭘까. 금융투자업계는 하반기에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이익이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박중섭 선임연구원은 “지난달부터 종목별로 수익률이 차별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상반기 타 업종에 비해 성적이 나빴던 증권, 유통, 철강업종이 최근 경기회복세에 따라 실적 호전이 예상돼 각 기업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전략팀장은 “내수업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심리가 최근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며 “외국인이나 기관들도 증권, 철강업종 등의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투자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반면 상반기 잘 나갔던 전기전자, 운수창고업종은 수익률이 지난달부터 고꾸라지고 있다. IT로 대표되는 전기전자업종은 3∼4월 수익률이 전월 대비 18.38%에 이르며 증시를 이끌었다. 반면 지난달 말에는 코스피 수익률(3.59%)을 밑도는 0.98%에 그쳤다. 운수창고업종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업종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오를 만큼 오른 데 따른 경계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연구원은 “상반기 국내 증시를 주도할 만큼 많이 올랐기 때문에 3분기 실적이 좋게 나오더라도 이들 업종의 주가가 더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상승장에서 성적이 좋은 새로운 주도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