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32¥ 엔화 가치 15년래 최고

입력 2010-08-05 18:14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5년 이래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일본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설지 주목된다고 외신들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이날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85.32엔을 기록했다. 경제지표들이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킨 탓이다. 단기적인 심리적 저지선인 85엔 달러대가 무너질 경우 달러당 엔화 환율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던 1995년 4월 79.75엔의 악몽을 되살릴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선 85엔 선이 위협받으면서 일본 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엔고가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경제에 수출 경쟁력 하락 등을 초래해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엔화 가치는 지난 3월 이후 달러 대비 8.7%나 뛰었다.

미국 경제가 지지부진한 것 외에 중국이 일본 국채를 대거 사들인 것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올 들어 5월까지 1조2700억엔어치를 확보했다.

WSJ는 일본 당국이 엔고 저지에 고심하고 있지만 효율적인 수단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도 일본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이 “엔 환율이 다소 한쪽에 치우쳐 움직인다”며 강하게 구두경고를 했으나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WSJ는 “일본이 현 시점에서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는 어렵다”며 미국과의 국제 공조가 어렵고, 엔화 시장에서 중국의 입김이 강화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엔이 전통적으로 최고 재테크 수단이 돼온 금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며 엔고 현상의 장기화를 전망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