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이 된 찬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서 새출발

입력 2010-08-05 17:51


“우승 반지의 꿈은 미뤄졌지만 아시아인 투수 최다승의 꿈은 계속 이어진다.”

박찬호(37)가 아시아인 투수 최다승이라는 대기록을 향해 공을 계속 던지게 됐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다. 파이어리츠 구단은 5일(한국시간) “붕괴한 불펜에 힘을 싣기 위해 박찬호와 크리스 레소프를 영입하기로 했다”면서 “박찬호는 로스터에 빈자리를 만든 뒤인 7일쯤 팀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호는 파이어리츠에서 중간 계투 요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로써 1994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한 박찬호는 7번째 메이저리그 팀에서 뛰게 됐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필라델피아에서 양키스로 옮긴 박찬호는 올해 부상 등으로 부진해 지난 1일 양키스 구단으로부터 방출 대기 조치를 받았다. 양키스와 1년간 기본 연봉 120만 달러와 보너스 30만 달러에 계약한 박찬호는 이번 시즌 29경기에 나서서 2승1패에 평균자책점 5.60에 그쳤다. 박찬호는 자칫 올해 빅리그 무대에서 더는 뛸 수 없는 상황까지 몰렸지만 가까스로 잔류 기회를 잡았다.

박찬호는 올해 메이저리그 우승의 꿈은 물건너갔지만 일본의 노모 히데오가 기록 중인 아시아인 투수 최다승(123승)에 단 1승만 남기고 있어 올해 이 기록을 깰 가능성이 높아졌다. 파이어리츠는 올 시즌 전적이 37승70패로 리그 최하 승률을 기록 중이다. 따라서 양키스 때 보다는 훨씬 더 긴박한 상황에 투입될 예정이라 승리와 인연을 맺을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파이어리츠가 내셔널리그팀이라는 점도 박찬호에게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찬호는 그동안 양키스나 텍사스 레인저스 같은 아메리칸리그팀보다는 LA 다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내셔널리그에서 뛸 때 훨씬 성적이 좋았다. 파이어리츠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소속돼 있으며 1882년에 창단해 올해로 128년째를 맞은 유서 깊은 팀이다. 월드시리즈에서 통산 5차례 우승을 일궜으나 2007년부터 올해까지 4년 내리 지구 6팀 중 최하위를 도맡은 약팀으로 전락한 상태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