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C컵 출전 男배구 신치용 감독 “한국배구 위기…지옥 훈련 각오해”
입력 2010-08-05 17:51
이란에서 열리고 있는 제2회 아시아배구연맹(AVC)컵 남자대회에 출전중인 한국대표팀은 휴식일인 4일 오후 연습장을 찾았다. 몸풀기가 끝난 뒤 신치용 감독(삼성화재)은 직접 선수들에게 볼을 던져 주며 훈련을 독려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선수에겐 큰 소리로 호통을 치기도 했다. 2시간에 걸친 훈련이 끝나자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폭탄선언’을 했다.
“이제는 내 식대로 간다. 따라올 선수는 따라오고 그렇지 않으면 보따리 싸라.”
신 감독의 ‘내 식’이란 혹독한 훈련을 의미한다. 더 이상 선수들의 사정을 다 봐주면서 훈련해서는 한국배구가 급전직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대표팀은 브라질 네덜란드 불가리아 등과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월드리그를 뛰면서 훈련다운 훈련을 하질 못했다. 구타사건의 여파로 태릉선수촌 훈련이 거부당한 채 삼성화재체육관에서 더부살이로 손발을 맞추는 정도였다. 더구나 6개월에 걸친 프로리그와 월드리그를 뛰면서 주전 공격수들이 죄다 부상을 입었다. 월드리그 12연패는 선수들이 지는데 익숙해버린 악재로 작용했다. 몸을 추스르고 훈련이 필요한 대표팀이 별다른 혜택도 없는 이번 대회에서 고전하리라는 것은 예상된 일이었다.
예선에서 대표2진을 파견한 일본에 가까스로 이겼고 호주전은 다 진 게임을 상대 범실에 힘입어 가져왔다. 카자흐스탄전은 반대로 다 이긴 게임을 놓쳤다. 결정타를 먹일 수 있는 에이스 부재와 늘 불안한 리시브가 대표팀의 발목을 잡았다.
“아시아배구를 한·중·일이 다투던 시대는 옛날 얘기입니다. 남은 기간 (선수들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아시아 4강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대표선수 정도면 배구에 미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런 열정을 이끌어내도록 제가 앞장서 선수들을 독려할 겁니다.”
우르미아(이란)=서완석 부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