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성경공부 교재 ‘빅 스터디’ 저자 차영회 강도사
입력 2010-08-05 17:29
다음세대를 위해 ‘믿음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 있다. 차영회(51·한우리교회 강도사)씨는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사람이 국가와 민족을 튼튼하게 세우고 가문을 빛낸다고 믿는다. 그러기에 믿음의 씨 뿌리기를 멈출 수 없다. 그는 지난 2003년부터 직접 만든 창의적인 성경교육 교재 ‘빅 스터디’(Big study)를 해마다 전국 개척교회에 5000부씩 무료보급해 왔다. ‘대한민국 남자 전업주부 1호’로 불리는 그가 성경교재를 개발하게 된 것은 지난 1997년 직장에 다니는 아내를 대신해 살림과 양육을 전담하면서다. 이때 초등학교 시절의 성경교육이 생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살림과 함께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당시 6세와 4세였던 딸 민해와 아들 준호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일이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나니”(딤후 3:16)라는 말씀을 마음에 품고 자녀들을 가르쳤다. 학원에 보낼 여유도 없었지만 성경공부를 통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질 수 있기 바랐다. 아이들이 잠들기 전, 성경을 동화형식으로 들려주었고 식사기도 훈련, 예배드리는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의 자녀이기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양육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는 데 시간이 걸렸다. 아이들의 신앙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조건 최선을 다했지만 아이들의 학습태도나 생활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자녀의 성공을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려 한 것을 먼저 회개했다. 그러자 자녀들의 학습능력이 날마다 향상됐다. 성경공부를 통해 집중력과 창의력도 동시에 키울 수 있었다.
그는 자녀에게 믿음의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서 믿음의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어 주었다. “부모만 신앙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그것이 믿음의 유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믿음의 유산을 만들기 위해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훈련과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는 방학동안에 아이들을 성경캠프에 보내고 온 가족이 새벽예배를 드리며 시험기간일지라도 주일학교를 우선순위로 놓았다.
그는 가족 간에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가정예배와 가족성경공부를 꼽았다. 온 가족이 성경구절로 받은 은혜와 삶을 나누었고 생각이 다를 때는 공방을 벌이며 사고의 폭을 넓혔다.
그의 집에는 “매를 아끼는 자는 그의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히 징계하느니라”(잠 13:24)는 말씀이 적혀진 ‘사랑의 매’가 두 개 있다. 어느 날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을 향해 손을 올리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자 동네 문방구로 가서 회초리를 샀다. 그는 집에 매가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에게 사용하지는 않았다.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효과를 냈다고 한다.
또 칭찬노트를 활용했다. 엄마가 매일 한 가지씩 자녀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말을 노트에 써 주거나 거실 벽에 붙여놓은 종이 위에 가족마다 서로에게 칭찬하는 말을 한마디씩 적도록 했다. 처음엔 칭찬할 말을 찾기 힘들었지만 좀 지나자 아주 사소한 행동에서도 장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있는 민해(19)씨는 “설교요약 훈련과 큐티를 통해 논술공부가 저절로 됐다”며 “성경말씀이 정말 맛있고 달다”고 말했다. 그녀는 중학교에 입학해서 시작한 큐티를 지금까지 하고 있다. 또 성경읽기와 묵상을 좋아하는 준호(17) 군은 어린시절부터 “나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창 1:27) “나는 세상의 빛이며 소금이다”(마 5:14) “나는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빌 4:13) 등의 성구를 암송하며 자존감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성경으로 창의력을 키우고 기억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백석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과 기독교교육을 전공했다. 유명출판사 편집장 출신인 그에게 책을 만드는 일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의 성경 66권을 220개 항목으로 구성해 교재를 만들었다. 이것이 ‘빅 스터디’다. 현재 빅 스터디는 창세기, 출애굽기, 신약이야기1, 2까지 만들어졌다. 그는 좀더 많은 곳에 교재를 보급하기 위해 씨뿌리는 선교회를 만들었다.
그는 현재 ‘내 자녀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어머니 모임’도 이끌고 있다. “자녀에게 성경을 가르치기 위해 어머니가 먼저 기도로 준비하면서 은혜를 받아요. 성경을 가르치는 것은 어머니가 말씀으로 자녀의 영혼을 가슴에 품는 거예요. 지식이 부족해도, 그냥 성경만 읽어줘도 거기엔 사랑이 녹아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는 그동안 말씀으로 자녀를 양육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기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건져 올린 방법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최근 ‘세계로 통하는 자녀, 성경으로 키워라’(강같은평화)를 출간했다. 대안학교와 검정고시로 서울대에 입학한 딸의 이야기를 비롯해 눈물과 땀으로 자녀들과 함께 엮어낸 아름다운 가족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