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한국’ 주강사 니링기에 목사 “선교의 기본은 겸손”
입력 2010-08-05 17:33
“예수 십자가의 핵심은 겸손(humility)과 힘없음(powerlessness)입니다. 우리가 전해야 할 내용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 외의 어떤 것도 전해서는 안 됩니다. 경제적 성장을 과시하거나 특정 교단과 교회의 색깔을 전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청지기여야 합니다. 선교의 기본적 태도는 겸손과 힘없음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십자가의 선교’를 강조하는 이 사람은 제12회 선교한국대회 주강사로 방한한 우간다 캄팔라성공회 주교 데이비드 자크 니링기에(65) 목사다. 1999년 이후 두 번째 한국을 찾은 그를 4일 안산동산교회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 2일 개막된 선교한국대회의 성경강해 강사로서 하나님이 주도하시는 선교와 우리의 역할에 대해 설교하고 있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하나님이 이끄시는 선교. 선교는 사람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전적인 하나님의 사역이라는 것이다. 니링기에 목사는 22년 선교한국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초청된 아프리카 출신 주강사다. 그동안 서구 선교 지도자들이 참여하던 흐름을 바꾸도록 한 인물이다. 이는 세계 선교의 판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서구 교회가 퇴락하고 비서구권 교회가 부흥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니링기에 목사는 자신이 선교한국대회의 첫 비서구권 출신 주강사인 걸 한국에 와서야 알았다며 “한국교회의 역사와 규모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선교사들은 어디를 가든지 만날 수 있습니다. 선교사를 만나면서 한국교회를 보고 싶었습니다. 한국 선교의 성장은 영적 부흥의 결과일 뿐 아니라 경제성장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궁금했습니다. 한국 청년들과의 첫 대면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매우 열정적이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한국 선교사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경제적 부와 힘으로 활동하면서 현지에서 해를 끼치는 선교사들도 봤다”며 “그러나 대부분 선교사는 겸손하며 협력하려는 정신이 많다”고 평했다.
니링기에 목사는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조언했다. 우선 아프리카를 하나의 색깔로 판단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아프리카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고 나라별로 문화와 언어, 특징이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선교 활동도 국가별로 명확한 리서치를 거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교회와 우간다교회가 협력해 선교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시의 가난 문제, 우간다 내 미전도지역 전도, 엄청난 규모의 아시아 출신 이민자를 위한 사역 등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한국과 우간다교회의 협력은 인종을 뛰어넘은 사랑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복음 확산의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 자체가 선교이니까요.”
니링기에 목사는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유럽 교회와 협력하는 ‘교회선교회(CMS·Church Missions Society)’의 아프리카 지역 책임자를 지냈고 미국 어바나선교대회, 유럽 미션네트선교대회 등에서 성경강해 강사로 참여했다. 우간다대학에서 물리학과 교육학을 공부했고 미국 휘튼대학원에서 석사학위(조직신학)를, 영국 에든버러대에서 박사학위(신학, 선교역사)를 받았다.
안산=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