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올스타전 2010] 16분 뛰며 두 골… 역시 메시!

입력 2010-08-05 02:43

출전 여부를 놓고 헤프닝을 벌였던 리오넬 메시가 국내 축구팬에게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다만 주요 선수 출전 여부를 놓고 FC 바르셀로나가 보인 태도는 아쉬움으로 남을 전망이다.

메시는 4일 서울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 초청 K리그 올스타전 2010’에서 전반 30분 팀이 1-1로 비긴 상황에서 일리에 산체스와 교체 출전했다.

출전 논란과 무관하게 이날 메시의 활약은 단연 눈에 띄었다. 메시는 교체되자마자 날카로운 패스와 빠른 돌파로 관중을 열광시켰다. 특히 전반 39분 메시의 결정적 슛이 나오면서 경기장 열기는 더욱 고조됐다. 메시는 하프라인에서 넘겨받은 공을 골키퍼 정성룡이 나온 것을 보고 로빙 슛을 때렸으나 공은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갔다.

공세를 이어가던 메시의 골이 터진 것은 전반 43분. 하프라인에서 이어진 패스를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골키퍼를 살짝 비켜가는 왼발 슛으로 연결시키며 첫 골을 기록했다. 전반 46분에도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앞에 수비수를 두고 왼발로 감아 차 골을 성공시켰다. 전반에만 16분을 뛴 메시는 후반 들어 교체됐다.

이날 K리그 올스타팀은 전반 1분 최성국이 골키퍼의 실수를 골로 연결시키며 앞서갔으나 5분 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반 35분 이동국의 헤딩 골로 다시 앞서가던 K리그 올스타팀은 메시의 연속 골과 후반 들어 빅토르 산체스 마타와 에두아르드 오리올 가르시아에게 골을 허용하며 2대 5로 역전패했다. 이날 경기는 전반 이브라히모비치와 메시의 출전 시간 동안에는 박진감 넘치게 진행됐지만 후반에는 두 팀 모두 선수를 대거 교체하면서 다소 지루하게 전개됐다.

한편 올스타전에서 메시가 출전하고 골까지 넣었음에도 선수 출전을 둘러싼 해프닝은 여전히 오점으로 남았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새벽 조셉 마리아 바르토메우 부회장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메시의 출전 불가를 번복했다. 전날 저녁 과르디올라 감독이 메시 출전 불가 발언을 한 지 5시간 만에 입장이 뒤집힌 것이다.

결국 김빠진 올스타전은 총 관중석의 절반 가량인 3만2581석만 채워져 경기장 곳곳에 빈자리를 노출시켰다. 지난해 한·일 리그 올스타전 관중이 3만9000여명이었음을 감안하면 팬들의 실망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날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감독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을 보호할 수밖에 없었다. 월드컵이 없었다면 메시가 더 많은 시간에 출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