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 이래도 되나… 26곳, 현지어 구사직원 없어
입력 2010-08-04 18:28
재외국민 숫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현지 언어도 구사할 줄 모르는 재외공관 직원들의 행태가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이 4일 발표한 ‘외교통상부 본부 및 재외공관 운영실태’에 따르면 전체 156개 해외공관 중 현지어 구사자가 전혀 없는 공관이 그리스대사관 등 26개나 됐다. 또 재외공관에 근무하고 있는 외무공무원 788명 중 66명이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외국어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 업무를 엉터리로 하고 있는 사례도 적발됐다. 이탈리아대사관이 등록한 6317명의 재외국민등록자 중 4360명이 이미 사망했거나 국내로 돌아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재외국민등록부에 등재된 재외국민 수가 추정 재외국민 수의 3배가 넘는 4개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재외국민등록자의 주민등록정보를 조회한 결과, 1만1238명 중 절반이 넘는 6599명(59%)이 ‘유령’ 재외국민이었다.
감사원은 외교부가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의 공관을 감축한 결과 아프리카 주재 대사관이 13개에 지나지 않아 중국(42개) 일본(25개)에 비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공적개발원조(ODA)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데다 대사관 폐쇄국가에 대한 총 수출액도 13억여 달러 감소했다. 감사원은 공금을 횡령한 3명을 수사 의뢰하는 등 모두 51건의 시정사항을 외교부에 통보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