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 꿀단지로도 쓰였네… 태안 고선박서 인양한 2점 공개

입력 2010-08-04 18:26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4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에 대한 올해 해저발굴 성과를 공개했다. 고선박 마도 2호선에서는 12세기 말∼13세기 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청자 매병(梅甁) 2점을 비롯한 각종 도자기와 볍씨 등 곡물, 화물의 종류와 수신자를 기록한 목간(木簡) 등이 발굴됐다.

매병 2점에 매달려 있던 대나무 화물표(물품 꼬리표)의 먹글씨를 판독한 결과 ‘중방도장교오문부(重房都將校吳文富)’ ‘택상정밀성준봉(宅上精密盛樽封)’으로 확인됐다. 이는 ‘중방(고려시대 무인의 최고 의결기관) 소속 도장교(정8품 이하 하급 무관)인 오문부라는 사람 앞으로 올린 꿀단지(精蜜盛樽)’를 의미한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성낙준 연구소장은 “고려시대 매병이 준(樽) 또는 성준(盛樽)으로 불렸다는 사실과 매병이 보통 술이나 물을 담는 그릇이었다는 기존 연구 결과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꿀 같은 식재료를 보관·운반하는 데 사용됐음을 알려주는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인양된 매병 2점은 고려청자 최전성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모두 높이 39㎝이며 풍만한 어깨에서 굽까지 S자형으로, 유려하고 당당한 모습을 자랑한다. 상감청자는 굵은 세로 줄 여섯 개를 넣어 몸통을 참외처럼 만들었으며, 음각청자는 구름과 연꽃 문양을 매우 정교하게 장식했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