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압박 고삐… 21개社 추가 제재
입력 2010-08-04 18:24
미국이 핵 프로그램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한 제재 수위를 더욱 높였다.
미 재무부는 3일 이란 정부가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6개국 21개 회사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에 추가로 제재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은 일본과 독일, 이탈리아, 벨라루스, 룩셈부르크, 이란 등에 있는 은행, 보험회사, 광산 및 투자회사, 기술관련 기업들이라고 AFP통신이 4일 보도했다. 또 2개 이란 기관 및 이란 혁명수비대의 핵심부대인 코드스 군단 고위 관계자 등 7명의 이란인들도 포함됐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제재 명단에 오른 이들 회사 및 기관, 개인에 대해서는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기업 등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재무부는 “미국 국민과 다른 (국가의) 사람들이 이란 정부가 운영하는 기관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는 이들과의 거래를 통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인 미국은 대화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백악관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2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회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밝힌 데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언제라도 이란과 마주앉아 불법적인 핵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러나 이란에게 진지함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로 당장 러시아의 대 이란 항공기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2007년 이란 측에 ‘투폴레프 Tu-204’ 여객기 5대를 공급하기로 계약한 러시아의 일류신 파이낸스사는 미국의 제재로 제품을 못 보내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가 밝혔다. 이는 투폴레프 Tu-204의 엔진 개발에 미국 기업인 프랫-휘트니사가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3일 “강대국들은 이란을 제재하려는 데만 치중하고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들은 대화 노력 없이 평화를 얘기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