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랙리스트 오를 北 3인방 누구?… 통치자금 조달책 김동명 0순위, 이철·한유로 유력

입력 2010-08-04 21:34


미국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해외 비자금을 관리하는 핵심 금융인 3명을 추가 금융제재 대상 1순위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3인방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대북 전문가들에 따르면 조선광업개발무역, 조선용봉총회사, 단천상업은행의 핵심 간부들이 주요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들은 해외 매출규모가 크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718·1874호 대북 제재 결의에 제재 대상으로 적시돼 있다. 게다가 로버트 아인혼 대북 제재 조정관도 지난 2일 방한 중 기자회견에서 이 회사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이 자회사나 유령회사 등을 통해 여러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특히 단천상업은행장인 김동명은 미 행정명령 13382호에 의해, 조선용봉총회사 간부인 한유로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각각 제재 리스트에 올라있어 추가 대북제재의 핵심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들이 정치적 유력 인물이 아니라 외화벌이의 실무 책임자란 점도 실질적 금융 제재를 바라는 미국의 제재 방향과도 맞아떨어진다.

김동명은 외무성 부상과 국제전람총회사 사장을 역임하는 등 폭넓은 해외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온 김 국방위원장의 측근이다. 그는 단천상업은행을 통해 지하자원을 수출해 외화벌이를 하거나 각종 무기를 사고 팔아온 의혹을 받고 있으며, 미국이 대량살상무기 확산자로 지정한 상태다. 지난해 미국이 자산을 동결한 압록강개발은행 업무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유로는 용봉총회사의 자회사인 조선용악산총무역회사의 사장이며, 무기거래 등에 앞장선 것으로 전해지나 자세한 활동내역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철 전 스위스대사와 전일춘 노동당 39호실장 혹은 그 아래 실무자가 제재 1순위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 전 대사는 김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후계자인 김정은에게 해외 비자금 관리 노하우를 전수 중인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비자금 관리에 능하다. 전 실장은 국가개발은행 이사장도 겸직하고 있는 자금책이다.

이밖에 북한 고위층 자제들로 구성된 ‘봉화조’가 그동안 마약밀매나 위조지폐 유통 등 불법 비자금 조성에 관여해 왔기 때문에 이들 중 대표적 인물이 제재 리스트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