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갈등 ‘푹푹’… 더위먹는 한나라

입력 2010-08-04 18:33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끝난 지 20일이 지났지만 당내 곳곳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상수 대표와 홍준표 최고위원은 4일 당직 인선을 놓고 다시 정면충돌했다. 안 대표는 대변인, 사무부총장 등 19개 당직 인선안을 제시했다. 처음 구상에 포함시켰던 배은희 여성 대변인 카드를 일단 보류하는 등 한 발 물러난 모양새를 취했지만 홍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당시 안 대표 캠프 사람들을 위한 인사는 안 된다”며 반대했고, 안 대표가 표결 처리를 제안하자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홍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득표율이) 20%밖에 안 되는데 독식하려 한다”며 “한나라당이지 자기 당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최고위원이 끝까지 문제 삼은 것은 전대 당시 안 대표 캠프에서 일했던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것. 홍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인선안 19명 중에 12명이 경선 때 안 캠프에 참여했던 사람인데 이건 경선 파티하자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홍 최고위원이 자리를 비운 뒤 나머지 최고위원들은 논의 끝에 당직 인선안을 의결했고, 원희룡 사무총장이 ‘반쪽짜리’ 당직 인선을 발표했다.

한나라당에선 처음으로 호남 출신의 안형환 의원이 대변인에 임명됐고, 여의도연구소장엔 진수희 의원이 유임됐다. 정희수 제1사무부총장과 김태환 홍보기획본부장 등 친박근혜계 인사 4명이 포함됐고, 초선 쇄신파로 전대에 나섰던 김성식 의원이 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

그러나 당직 인선 핵심 자리인 지명직 최고위원은 이날도 결정하지 못했다. 원 사무총장은 “대표성을 갖는 분을 모시기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당내 논의를 거쳐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홍 최고위원이 나갔지만 전화를 통해 조율한 것으로 안다”며 “표결이 아니라 사실상 합의”라고 설명했다.

친(親)서민 정책을 놓고도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경제통’으로 불리는 이한구 의원과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다. 재정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제시된 정부의 친서민 정책은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대책은 일종의 ‘대기업 때리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야당은 물론 당내에서도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절대 그런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기업은 국제화된 반면 중소기업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차원에서 균형적인 발전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대기업은 일방적인 가해자, 중소기업은 피해자로 인식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긴급 진화에 나섰다.

김나래 유성열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