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49회 생일은 ‘모금 잔치’… 대선 때 지지 수백만명 재결집 기대
입력 2010-08-04 18:12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9회 생일을 맞은 4일(현지시간)을 지지세력 결집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이 이날 전국에서 열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생일 축하모임을 계기로 2008년 대선에서 그를 지지했던 수백만명이 재결집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거액의 정치자금을 모으고 중간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 분위기를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생일잔치엔 오바마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었던 시민단체 ‘미국을 위한 조직(OFA)’이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 등의 구호가 적힌 티셔츠와 모자를 오바마 생일날 입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또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500여개의 생일 축하모임의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생일 축하카드 서명도 받고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브래드 우드하우스 커뮤니케이션 국장은 “생일카드 서명인 수가 10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향인 시카고에서 열리는 생일잔치에 참석한다. 이 지역 부동산 거물인 닐 블럼의 자택에서 열리는 모임에 참석하려면 3만 달러의 회비를 내야 한다고 시카고선타임스가 보도했다. 오바마 뒤를 이어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알렉시 자눌리어스 후보의 선거자금으로 쓰일 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날에도 시카고 하이드파크 옆의 자택에서 자눌리어스를 위한 모금행사를 할 계획이다.
정작 부인인 미셸 오바마와 자녀들은 생일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다. 미셸은 둘째 딸 사샤(9)와 함께 스페인을 여행하고 있고, 맏딸 말리아(12)는 캠프에 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생일에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건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가족이) 곧 돌아올 것”이라고만 답했다.
미국에선 현직 대통령의 생일을 정치자금 모금 등에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빌 클린턴은 대통령 재임 때 50세 생일을 맞아 뉴욕의 라디오시티뮤직홀에서 대규모 파티를 열었다. 많은 유명인이 참석한 파티는 미 전역의 100개 주요 도시 대형 전광판 등을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당시 1000만 달러를 모았다. 공화당도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당시 매년 생일을 앞두고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지원을 호소했다.
김지방 기자